삼성과 키움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5일 대구구장을 가득 채운 팬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날 대구구장에는 올해 47번째로 만원 관중(2만4000명)이 들어찼다. 대구=뉴시스
프로야구가 한 시즌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5일 문학(2만1529명), 대구(2만4000명), 창원구장(6590명)에 관중 5만2199명이 찾으면서 올해 프로야구 관중 숫자는 총 1090만1173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720경기에서 세운 기존 기록(1088만7705명)을 635경기 만에 넘어섰다. 올해 프로야구는 85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총 1200만 명이 넘는 관중이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게 된다.
올해 프로야구는 개막 직후부터 역대 제일 빠른 속도로 관중 수를 늘려 왔다. 4월 6일 지난해보다 10경기 적은 60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한 이후 100만 명 단위 기록은 모두 역대 최소 경기 신기록이었다. 지난달 23일에는 587경기 만에 1000만 관중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기록(671경기)을 84경기 앞당겼다(그래픽 참조).
● 경기 내용보다 응원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관중이 늘어난 이유를 파악하고자 관중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보다 야구 관람 빈도가 늘었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은 47.7%가 ‘응원 문화가 재미있어서’를 그 이유로 꼽았다. ‘응원 팀 성적’이 38.3%로 그다음이었다. 야구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을 물었을 때도 응원 문화(35.8%)를 꼽은 이들이 경기 자체(24.9%)라고 답한 이들보다 많았다.
KBO는 또 프로야구 관람이 ‘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성비)이 좋은 문화 활동이라는 점도 관중이 늘어난 이유로 꼽았다. 4일까지 프로야구 관중이 입장권을 사는 데 지불한 돈은 평균 1만6715원이다. 한국소비자원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서울에서 삽겹살 200g을 먹을 때도 평균 2만639원을 써야 한다.
올해부터 야구장을 찾기 시작했다는 여대생 이서연 씨(21)는 “친구가 야구 규칙을 몰라도 야구장에 가서 응원하면 무조건 신이 난다고 하길래 처음 따라가 봤다”면서 “어지간한 공연보다 경기 시간(평균 3시간 2분)이 길기 때문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오래 놀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KBO는 “관람 환경 개선 역시 관중 증가에 기여했다. 올해 개장한 대전구장을 비롯해 프로야구 구장 대부분이 2014년 이후에 문을 열었다”면서 “잠실, 사직구장 역시 신축 예정이라 더욱 팬 친화적인 관람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입장 수익 2000억 원 시대도 눈앞
올해 프로야구 총 입장 수익은 같은 기간 약 1813억4692만 원에 달한다. 이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이다. 현재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프로야구는 사상 처음으로 총 입장 수익 2000억 원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2022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총 입장 수익이 1000억 원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당시에는 2018년 923억395만 원이 기록이었다. 그러다 2023년 단번에 1233억3309만 원을 벌어들이면서 1200억 원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지난해 바로 1593억1733만 원으로 기록을 새로 썼다.
프로야구에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는 팬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KBO도 팬들 ‘니즈(needs)’를 충족할 수 있도록 마케팅 역량 강화에 나섰다. KBO는 “기존에는 주로 야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상품을 만드는 업체와 협력했지만 이제는 팬들이 일상 속에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방식으로 야구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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