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도 내년부터 로봇심판 도입… ABS 챌린지 시행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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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 판정하는 KBO와 달리
심판 판정에 이의때만 ABS 판독
경기마다 팀별로 2회 신청 가능

올해 시범경기에서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 판독 결과를 표시하고 있는 전광판. 피닉스=AP 뉴시스
올해 시범경기에서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 판독 결과를 표시하고 있는 전광판. 피닉스=AP 뉴시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마침내 ‘로봇 심판’을 콜업했다. 구단주 6명, 선수 4명, 심판 1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MLB 경기위원회는 2026시즌부터 볼·스트라이크 자동판정시스템(ABS)을 도입하기로 24일 결정했다. 100년 넘게 인간 심판이 맡았던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기술이 개입하게 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변화다.

한국프로야구는 2024시즌부터 이미 1군 경기에 ABS를 도입했다. 인간 심판은 ABS 판정 결과를 오디오로 듣고 그대로 신호만 취한다. 인간이 기계의 판정에 개입할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다.

이에 비해 MLB는 심판에게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할 수 있는 권리를 계속 준다. 그 대신 판정에 이의가 있을 때는 ABS 판독을 신청할 수 있다. 이의 신청은 투수, 포수, 타자 등 선수만 가능하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선수들이 모든 판정을 기계에 맡기는 것보다 ‘챌린지’ 방식을 선호했다. 이게 오늘 발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각 팀은 경기마다 ABS 판독을 두 번 신청할 수 있고 연장전 때는 이닝마다 판독권을 1회 보장받는다. 판독 요청은 볼 판정이 나오고 2초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선수는 모자나 헬멧을 쳐 판독을 신청한다. 판정이 뒤집히면 판독권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MLB는 판독 신청이 접수되면 ‘호크아이’를 통해 공이 지나간 정확한 위치를 보여주는 판정 그래픽을 경기장 전광판에 띄워 선수, 관중이 함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한국프로야구는 태블릿PC를 통해 구단에만 그래픽을 제공하고 있다.

MLB가 ABS를 부분 도입한 이유는 그동안 인간 심판이 적용해 온 스트라이크 존이 ABS가 기준으로 삼는 야구 규칙의 스트라이크 존과 다르기 때문이다. 야구 규칙은 사각형의 가상 존을 기준으로 삼는다. 반면 인간 심판은 코너 쪽으로 들어온 공에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잘 하지 않아 스트라이크 존이 타원형 모양으로 나온다. 이 차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경기 흐름이 끊기고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MLB 경기위원 중 한 명인 뉴욕 양키스 선수 오스틴 슬레이터는 “어떤 기술이라도 100% 정확하지 않다. 기술에 설령 미세한 결점이 있더라도 시스템적으로 생기는 오차는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도 ABS 도입 초기 ‘구장마다 ABS 존에 편차가 있다’, ‘신장을 기준으로 하는 건 실제 타격 자세와 맞아 불공정하다’는 불만이 있었다.

완벽한 스트라이크 존은 어디에도 없다. MLB는 내년부터 기술과 전통의 균형점 위에서 또 다른 스트라이크 존을 찾아 나선다.

#메이저리그#로봇 심판#볼·스트라이크 자동판정#ABS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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