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우주는 29일 LG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폰세 대신 대체 선발로 나서 3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 대전=뉴스1
프로야구 LG와 한화의 ‘왕좌의 게임’이 결국 끝까지 간다.
한화는 29일 안방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의 정규시즌 최종 맞대결에서 7-3으로 승리했다. 그러면서 정규리그 우승 확정까지 1승만 남겨두고 있던 LG가 안방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리는 것을 막아냈다.
정규리그 우승 확정까지 1승이 남은 LG 팬들이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우승을 기원하며 응원하고 있다. 대전=뉴스1
경기 전만 해도 승부의 추가 LG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LG 선발 투수 임찬규는 한화 상대 4경기에서 29이닝 동안 2실점에 그치며 ‘한화 킬러’ 면모를 자랑했다.
반면 한화는 올 시즌 선발 등판 경험이 한 차례에 불과했던 루키 정우주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기 때문이다.
정우주는 15일 키움전에서 2와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 한 게 선발 등판 경력의 전부였다.
하지만 정우주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증명하는 투구를 했다.
이날 첫 상대 타자로 리그 최고의 선구안을 자랑하는 홍창기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부터 심상치 않았다.
정우주는 2사 후 오스틴을 내야안타, 김현수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문성주를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1회를 마쳤다.
이후 2, 3회는 모두 깔끔한 삼자범퇴였다.
반면 임찬규는 이날 3이닝 만에 3실점 한 뒤 5회에도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책임 주자 두 명을 남긴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등판한 함덕주와 이정용이 2점씩 추가 실점하며 팽팽했던 승부는 순식간에 1-7까지 벌어졌다.
LG는 7회 박상원을 상대로 오지환과 박동원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따라붙긴 했지만 황주서-한승혁-김서현으로 이어진 한화 불펜은 추가 실점 없이 그대로 승리를 굳혔다.
다만 한화의 자력 우승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한화가 우승하는 길은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잡고 LG가 남은 2경기에서 모두 패하길 바라는 것뿐이다.
이 경우에도 두 팀 모두 85승 3무 56패로 1위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LG로서는 이날 패배가 아쉽지만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다.
불행 중 다행은 LG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안방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른다는 점이다.
LG는 30일 두산전에서 승리하면 사상 처음으로 안방 팬들과 함께 자력 우승의 기쁨을 나눌 수 있다.
같은 날 롯데를 상대하는 한화가 패해도 LG의 우승이 확정된다.
LG는 아직 안방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던 적이 없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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