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나성범 등 부상 악재 발목
중반 상위권 진입했지만 PS 실패
전력 보강없던 SSG, 후반기 선전
단단한 마운드 앞세워 준PO 진출
시즌 전 전문가들로부터 ‘절대 1강’으로 평가받았던 KIA는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전혀 보이지 못한 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은 경기에 패한 KIA 선수들이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모습. 수원=뉴스1
프로야구 시즌 개막 즈음 각 언론 매체는 ‘전문가가 꼽은 5강 전망’ 같은 기사를 내보낸다. 재미있는 건 시즌이 끝나고 돌아보면 이런 전망은 대체로 ‘누가 누가 더 많이 틀렸나’로 끝난다는 점이다. 수십 년 야구계에 몸담은 전문가들이 제아무리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 시즌 전망을 내놓아도 마라톤에 비유되는 긴 시즌 동안 발생하는 온갖 변수까지 모두 예상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전문가들의 예상을 무색하게 만든 대표적인 두 팀은 KIA와 SSG다.
● 올 시즌 최대 이변, KIA의 몰락
올 시즌을 앞두고 본보의 설문에 응한 6명의 해설위원은 만장일치로 ‘디펜딩 챔피언’ KIA를 ‘절대 1강’으로 꼽았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KIA의 우승에 몰표를 던졌다. 그러나 KIA는 지난달 25일 ‘가을 야구’ 탈락을 확정 지었다. 1일 현재 순위도 8위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지난해 38홈런-40도루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도영(22)이 개막전을 시작으로 총 세 차례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을 다쳤다. 역시 전문가들이 올 시즌 MVP로 예상한 김도영은 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 7홈런, 27타점을 남긴 뒤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김선빈(36), 나성범(36) 등 핵심 타자들과 오른손 선발투수 황동하(23), 왼손 불펜투수 곽도규(21) 등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KIA는 시즌 중반 잠시 반등해 상위권에 진입했다. 4월 12일 최하위였던 KIA는 김호령(33), 오선우(29), 한준수(26) 등 백업 선수들이 분전하면서 7월 5일 2위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구원투수들이 흔들리며 곧바로 내림세를 탔다.
KIA 불펜진은 6월에 팀 평균자책점 2위(3.10)를 기록했지만 7월에는 8위(6.46)로 추락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24)이 2패(5세이브) 평균자책점 6.23으로 부진했고, 조상우(31)도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14.21로 무너졌다. KIA는 8월 20일 이후 한 번도 5위 안에 들지 못한 채 쓸쓸히 시즌을 끝내게 됐다.
● SSG, 예상 깨고 준PO 직행
KIA의 몰락만큼 SSG의 선전을 예상한 전문가도 거의 없었다. 지난해 최종 6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SG는 별다른 전력 보강도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전반기 순위도 6위였다.
그러나 SSG는 후반기 들어 9월까지 승률 0.585(31승 1무 22패)로 LG(0.685)에 이어 2위를 달렸다. 순위 도약의 발판은 단단한 마운드였다. ‘특급 마무리’ 조병현(23)을 필두로 한 SSG 불펜진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1위(3.31)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조병현은 지난달 현재 69경기에 나와 5승 4패 30세이브(4위)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60으로 2세이브 이상 기록한 모든 투수를 통틀어 유일하게 1점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SSG의 ‘필승조’ 역시 10개 팀 중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자랑했다. 베테랑 노경은(41)은 80이닝을 평균자책점 2.14로 막으며 35홀드를 남겨 2년 연속 ‘홀드왕’ 타이틀을 확보했다. 또 프로 3년 차 이로운(21)은 33홀드(공동 2위),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했다.
SSG는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지난달 3일 이숭용 감독과 최대 3년 연장 계약을 하며 힘을 실어줬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이겨내고 3위를 확정 지은 SSG는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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