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넷플릭스 2주 연속 ‘글로벌 톱10’
20, 30대 ‘모솔’ 12명 9일간 합숙
어색한 첫 연애 ‘날것’으로 보여줘
모태솔로들의 서툰 연애 도전기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연애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의 원승재, 김노은, 조욱형 PD(왼쪽 사진 왼쪽부터). 넷플릭스 제공
“모두에게 서툴렀던 과거가 있잖아요. 그래서 출연진의 어색한 모습에 더 공감해 주신 것 같아요.”
3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넷플릭스 연애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의 조욱형 김노은 원승재 PD는 “모두가 한때는 모태솔로였다”며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모태솔로지만…’은 인생 첫 연애에 도전하는 20, 30대 ‘모태솔로’ 12명의 9일간의 합숙 과정을 담은 10부작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8일 첫 공개 후 입소문이 났고, 넷플릭스 ‘글로벌 톱10’(비영어 TV 부문)에도 2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
프로그램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서투름’이다. 출연자들은 롤러장 데이트에서도 각자의 레이스에 집중하고, ‘남녀칠세부동석’을 따르는 것처럼 동성끼리 모여 논다. 이성 간의 대화는 뚝뚝 끊긴다. 오후 10시면 전원 취침. 예상과는 딴판으로 진행되는 전개에, 제작진은 수차례 현장 회의를 진행하며 급히 새 코너를 만들었다고 한다. 원 PD는 “설렘을 그리고 싶었는데, 의도대로 된 것들이 거의 없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날것의 모습들에 시청자는 움직였다. 이성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의도치 않게 상대에게 상처 주는 출연진의 모습에 답답해하다가도 ‘나도 그랬지’ 하며 어느새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저도 연애하면서 어리석은 짓을 많이 했는데요. 그 장면들을 재생해 보는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모두가 장타를 칠 순 없잖아요. 적시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출연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어요. 그 모습 자체가 사랑스러웠습니다.”(조 PD)
‘모솔’의 연애인 만큼 일단 불이 붙으면 관계가 급진전한다는 것도 이 쇼의 묘미다. 첫 연애에 결혼을 언급하는 패기(?)를 보이기도 한다.
“출연진 모두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감정의 밀도가 높았어요. 그렇다 보니 표현이 급하게 나올 때도 있었죠. 하지만 첫 연애는 모두 그렇지 않나요? 오히려 더 공감이 갔어요. 멋지고 예쁜 모습을 보여주기란 쉬워요. 서툰 자신을 대중 앞에 드러내는 게 더 큰 용기라고 생각합니다.”(김 PD)
연예인 패널의 역할도 컸다. 서인국, 강한나, 이은지, 카더가든은 위트 있는 반응과 가감 없는 조언으로 재미를 더했다. 이들이 진심 어린 직언을 할 수 있었던 건 6주간 모솔 출연진과 직접 소통하며 애정을 쌓았기 때문이다. 원 PD는 “출연자들의 관계를 잘 관찰하는 등 통찰력이 정말 좋은 패널들이었다”고 했다.
기분 좋은 후일담도 있다. 시청자들의 응원을 가장 많이 받은 출연자 노재윤 씨가 최근 첫 연애를 시작한 것이다. 김 PD는 “재윤 씨가 약 2주 전 연상의 여인과 교제를 시작했다”며 “‘연애를 하기 위해선 남자가 돼야 하고, 사람이 돼야 한다’며 용기 있게 출연했던 그가 좋은 소식을 전해 와 기쁘다”고 말했다.
‘시즌2’ 제작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에 지원자가 몰리면 이 프로그램만의 순수성이 흐려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김 PD는 “진정성이 이끌어 온 프로그램인 만큼, 시즌2가 제작될 경우에도 외모나 스펙보다 진실된 참가자를 위주로 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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