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하는 여자들의 아웃도어 커뮤니티’인 우먼스베이스캠프(WBC)를 이끄는 김하늬 김지영 윤명해 씨가 함께 쓴 활동기.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 시작해 5년 만에 시즌 멤버십을 운영하고 매년 여름 100명의 회원이 모이는 캠프를 여는 커뮤니티로 성장시키기까지의 활동과 고민, 비전을 이야기한다. 직접 몸을 써 모험을 즐기는 여성들만의 커뮤니티를 운영한 결과 운영진과 참여자들이 얻은 것은 자유와 배움, 그리고 건강(강인한 몸과 마음)이라는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보수적인 사회가 여성들을 옥죄는 부자유스러움, 코로나19로 확산된 스마트폰 세상을 떨치고 나서 자연에서 함께 누리는 ‘진짜 경험’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생의 어느 지점에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온 만큼 돌아가며 쓴 챕터들이 한 사람이 쓴 것같이 느껴진다.
교보문고 갈무리 ◇지금처럼 살아도 괜찮을까?/ 고이즈미 겐이치 지음/ 192쪽·16800원·동양북스
『지금처럼 살아도 괜찮을까?』는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는 질문들에 현실적인 실마리를 건네는 책이다. “왜 나는 늘 남과 비교하게 될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은 뭘까?” 저자는 아들러의 심리학을 삶 속에 직접 적용해, 지금 흔들리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돌파구를 제시한다. 책은 누군가의 눈치를 보느라, 비교하느라,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주도권은 언제든 다시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직면하고, 답을 찾았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저자 고이즈미 겐이치는 성실하지만 항상 비교에 시달렸다.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조차 못하는 이른바 ‘게으른 완벽주의자’. 그는 1년 만에 아들러의 심리학을 통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고 말한다. 인생을 바꿀 수 없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도록 도우며, 일상에 지쳐 방향을 잃은 사람에게 필요한 문장이다. 삶이 언제부터 이렇게 버거워졌는지 모르겠다면, 이 책은 조용히 곁에 앉아 “과거의 상처를 반복해서 탓하기보다는 지금의 선택에 집중했고, 남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해줄 것이다.
교보문고 갈무리 ◇식물성 기름의 배신/ 캐서린 섀너핸 지음/ 492쪽·25000원·정말중요한
건강을 위해 선택한 식물성 기름. 그러나 『식물성 기름의 배신』은 이 선택이 오히려 병을 부른다고 말한다. 저자 캐서린 섀너핸은 식물성 기름을 “만성질환 제조기”라 부르며, 비만, 피로, 고혈압, 우울증 등과 직결된다고 지적한다. 핵심은 식물성 기름에 다량 함유된 고도불포화지방산이다. 쉽게 산화되어 염증을 유발하는 이 성분은 다양한 질환의 출발점이 된다. 게다가 식물성 기름은 40차례가 넘는 정제와 화학적 가공을 거쳐 만들어지며,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는 조직적인 로비와 마케팅으로 형성됐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책은 경고에서 멈추지 않는다. 복잡한 조리나 보조제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2주 해독 플랜을 제안하며, 실질적인 식단 전환을 돕는다. 익숙했던 선택을 다시 의심하게 만드는 이 책은, 건강한 삶을 위한 날카로운 첫 질문이 된다.
교보문고 갈무리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 서경덕과 분야별 전문가 지음/ 424쪽·28000원·허들링북스
우리의 역사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 서경덕 교수를 중심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독도, 위안부, 강제동원 등 10가지 주요 이슈를 통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뿌리 깊은 역사 인식을 이끈다. 독자는 각 사안의 배경과 본질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게 되며, 정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적 토대를 얻게 된다.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우리의 문화유산은 침탈의 대상이 되기 쉽다. 저자는 바로 지금이, 우리가 먼저 정확한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단호하게 지켜야 할 때라고 말한다. 세계 무대에서 흔들림 없는 주체로 서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가치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감정적인 자긍심을 넘어, 왜곡과 침묵에 맞서는 태도를 제시한다. 우리의 가치를 미래 세대에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안내서로 손색없다.
교보문고 갈무리 ◇개의 뇌과학/ 그레고리 번스 지음/ 296쪽·26000원·동글디자인
과학으로 사랑을 증명할 수 있을까. 뇌과학자이자, 애견인인 그레고리 번스 교수는 “내가 이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이 아이도 나를 사랑할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책을 집필했다. 반려견의 감정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도그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 주인의 목소리, 손짓, 냄새, 칭찬 등 다양한 자극에 대한 반려견 켈리의 뇌 반응을 분석해냈다. 반려견은 사람의 눈맞춤이나 목소리에 뚜렷한 쾌감 반응(꼬리핵 활성화)을 보였다. 이는 단순한 조건반사가 아닌, ‘사랑’과 같은 긍정 감정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번스 교수는 반려견의 성격, 사회적 유대감, 인간과의 감정 교류를 뇌과학적 관점에서 설명했다. 개는 우리의 말을 ‘이해하는 척’이 아니라, 진짜 감정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은 독자에게 큰 울림을 준다. “내가 사랑하는 만큼, 너도 날 사랑하니?” 이 질문에 저자는 이렇게 답을 내렸다. “응, 사랑해. 아주 많이.”
교보문고 갈무리 ◇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 로베르트 발저 지음/ 176면·17000원·열림원
스위스 문학의 거장 로베르트 발저의 산문과 시, 단편 중 ‘숲’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모은 『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은 자연과 인간의 미묘한 교감을 섬세하게 수집했다. 발저가 독일과 스위스를 여행하며 남긴 발자국과 경험이 책 곳곳에 짙게 배어 있다. 숲의 흙은 양탄자처럼 푹신하고, 나뭇잎은 도시의 소음을 뚫고 속삭임을 전한다. 서리 낀 아침과 무성한 여름 숲의 분위기에 독자는 쉽게 현혹된다. 한 소년은 숲속 깊이 들어가고 싶지만, 동시에 숲이 자신을 받아주길 바라며 갈망한다. 숲은 소년을 부르고 또 다시 내쫓는다. 맹목적이고 순수한 사랑이다. 전나무 가지에 걸린 작은 손수건과 모자는 아이가 숲에 남긴 소중한 표지다. 저자는 숲을 만물의 지배자이자 불변의 존재로 표현하며, 바위처럼 영원한 숲의 힘에 경의를 표한다. 자연과 인간, 현실과 환상이 맞닿는 경계에서, 발저의 숲은 우리에게 잃어버린 감정의 조각들을 떠올리게 한다.
교보문고 갈무리 ◇찍었더니 시가 되네! 폰카 동시/ 이묘신 지음/ 108쪽·13000원·마음이음
가볍고 작은 스마트폰 하나, 그리고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사계절. 시인의 일상에 무심히 스며든 순간들을 포착해 짧은 동시로 담아냈다. 사진 한 장, 동시 한 편. 그렇게 엮인 이 동시집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개의 부로 나뉘며, 계절을 따라 흐르는 다정한 시선이 독자의 마음에도 잔잔히 머문다. 일상을 들여다보는 시인의 감각이 섬세하다. 수박, 도마, 민들레, 타이어 등 일상의 사물까지도 따뜻하게 바라본다. 이묘신 작가는 2002년 MBC 창작동화대상 단편동화 부문 수상 이후, 이번 동시집을 통해 사진과 시의 조화를 선보인다. 내 주변의 풍경도 다시 눈에 들어오는 마법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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