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휴(왼쪽) 작가와 작곡가 윌 애런슨이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으로 최우수 오리지널 작사·작곡상(Best Orginal Score)과 최우수 극본상을 받은 후 기자실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06.09. AP 뉴시스‘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은 최근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와 드라마리그어워즈에서 작품상을 잇달아 수상한 데 이은 쾌거다. K뮤지컬의 이례적인 성과에 ‘어쩌면 해피엔딩’이 공연계의 영화 ‘기생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박천휴 작가와 미국인 작곡가 윌 애런슨이 공동 창작한 작품이다. 2014년 우란문화재단의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돼 2016년 서울 대학로 300석 규모 소극장에서 초연됐다. 21세기 후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에게 버려진 헬퍼봇들의 사랑과 여정을 그린다. 참신한 설정과 섬세한 정서로 국내에서도 호평받았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NHN링크 제공해외 진출은 2016년 뉴욕에서 열린 쇼케이스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미국 유명 프로듀서 제프리 리처즈에게 발탁되며 브로드웨이 계약이 성사됐다. 지난해 11월 벨라스코 극장에서 오픈런(폐막일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시 공연)으로 개막했고, 최근 2주 연속 티켓 매출이 100만 달러를 돌파하며 흥행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단기 공연이나 투자 참여를 넘어, 한국 창작자와 프로듀서가 현지 제작 시스템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보고 있다.
한편 미국 브로드웨이에 가장 먼저 진출한 한국 뮤지컬은 1997년 뉴욕 링컨센터에 올랐던 ‘명성황후’다. 이후 안중근 의사의 생애 마지막 1년을 담은 뮤지컬 ‘영웅’이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다. 그러나 일회성이었고, 관객 상당수는 교포였다는 한계가 있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