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중국 유명 마술사 가오위텐의 영상 갈무리.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제공.
중국의 유명 마술사 가오위텐이 한국의 박물관을 방문한 후 올린 영상에서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1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많은 누리꾼에게 제보를 받아 알게 됐다”며 “본인 계정에 올라간 영상을 삭제했지만,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서는 다른 계정에서 검색되고 있다”고 밝혔다.
가오위텐은 영상에서 국립고궁박물관 내 전시물을 소개하면서, 박물관이 전시된 것들이 중국 것을 본떠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이 중국의 자수를 훔쳤고, 혼천의 등도 중국 것을 본떠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시된 금속활자를 보면서 인쇄술은 중국 당나라에서 기원했다며 금속활자 역시 중국 인쇄술을 따라 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이 마술사는 더우인 계정에만 약 30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 인플루언서들이 ‘한국이 자국 문화를 훔쳤다’는 내용의 영상을 다양한 소셜미디어 채널에 공개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농촌 생활을 배경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는 한 인플루언서가 김치를 담그며 “중국의 음식”이라고 소개하는 인스타그램 릴스가 조회수 1000만 회를 돌파해 국내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서 교수는 “중국인들은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다 보니 아시아권 문화의 중심이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며 “열등감이 너무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들의 억지 주장을 잘 이용해 오히려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더 잘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아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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