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박물관, 평안북도 지방관의 송덕을 기린 희귀 자수 병풍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1일 14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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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의 1~10폭.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19세기 평안북도 지방관의 송덕을 색색깔 자수로 기린 20폭 병풍이 처음 공개됐다.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은 11일 박물관에서 개최한 언론공개회에서 약 2년 3개월에 걸쳐 보존처리를 마친 ‘행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을 선보였다.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인 이 병풍은 1897년부터 약 3년간 평안북도 구성군수를 지낸 오일영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20폭 자수 병풍이다. 오일영은 백성의 세금 부담을 덜고, 장기간 해결되지 못한 송사를 공정하게 처리하면서 신뢰를 얻었다.

오문선 수집연구과장은 “군수의 선정에 감동한 구성군민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자수 병풍을 제작했다”며 “지방관의 송덕을 기리는 자료로는 송덕비(頌德碑) 등이 일반적이며, 병풍 형식으로 제작된 사례로는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병풍 제18폭에 담긴 구성군 읍성 지도
병풍 제18폭에 담긴 구성군 읍성 지도
병풍에는 이를 제작한 구성군민의 이름과 지역 경관, 지리 정보 등이 자수로 정교하게 표현됐다. 제1폭에는 당시 연호인 ‘광무 2년(1898)’과 제목이 붉은 실로 수놓였고, 제2, 3폭에는 병풍 제작 경위가 기록됐다. 이어지는 14폭의 화면에는 구성군민 2400여 명의 이름이 붉은색, 연녹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실로 남아있다.

마지막 4개 폭에는 구성군의 지도가 자세히 담겼다. 성문 5개와 성벽, 도로 등 주요 시설과 굴암산, 용담폭포를 포함한 구성 8경이 색색깔 실로 표현됐다. 이량미 학예연구사는 “실선으로 도로, 하천 등을 표시했고 군사시설, 종교시설 등도 기록됐다”며 “향후 상설전시실에 전시돼 관람객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공예박물관#만민송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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