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지금 이 시대 ‘장자 철학’을 말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2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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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실력, 장자/최진석 지음/360쪽·1만9800원·위즈덤하우스


많은 사람이 중국 춘추전국시대 철학자 ‘장자(莊子)’라 하면, 마음 가는 대로 살아가는 ‘유유자적(悠悠自適)’한 인물을 떠올린다. 동명의 저서 ‘장자’의 제물론(齊物論) 속 고사성어 ‘호접지몽(胡蝶之夢)’ 때문일 것이다. 인생의 덧없음을 나비의 꿈에 비유한 고사가 많이 알려진 탓에 우리는 장자가 현실에서 벗어난 ‘도인의 삶’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

‘장자 전문가’인 저자는 “이런 통념은 큰 오해”라고 말한다. 그는 장자에 대해 “현명해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실력 있는 삶’을 산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중국 베이징대에서 장자 해석을 연구해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책은 총 33편으로 이뤄진 책 ‘장자’를 꼼꼼하게 해설한다. 장자와 그의 저작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역사적 맥락과 철학사적 의미부터 장자의 인간적 면모도 다뤘다. 장자는 책의 90%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비유한 ‘이야기’로 이뤄져 있는데, 이야기 속에 숨겨진 장자의 의도를 설득력 있고 쉽게 풀어낸다.

예를 들어 ‘장자’에는 ‘곤(鯤)’이라는 작은 물고기가 바다에서 몇천 리에 이를 정도로 커져 ‘대붕(大鵬)’이 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얼핏 보면 허무맹랑한 상상 같다. 그러나 저자는 “장자는 물고기가 성장하기까지의 부단한 노고와 성실한 여정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풀이한다.

장자 철학의 현실적인 면모를 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아 내면의 성장을 추구하는 장자의 모습에서 혼란과 불안에 휩싸인 삶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장자#철학자#내면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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