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부터 바버까지, 피아노 역사를 듣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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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음악콩쿠르 공동우승
피아니스트 유성호, 17일 리사이틀
“피아노 음악의 가능성 보여드릴 것”

유성호의 피아노 연주는 유니크하다는 평을 자주 듣는다. 그는 “다른 연주를 참고하기보다는 내면의 소리를 듣고 표현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네오아르케아티스트그룹 제공
유성호의 피아노 연주는 유니크하다는 평을 자주 듣는다. 그는 “다른 연주를 참고하기보다는 내면의 소리를 듣고 표현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네오아르케아티스트그룹 제공
“깊고 예리한 리듬 감각과 음색의 탁월한 상상력을 갖춘 피아니스트. 자기 세대에서 가장 독창적인 예술적 목소리를 가진 연주자 중 한 명이다.”

지난해 12월 제19회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 중 한 명으로 참여한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이 콩쿠르에 참여한 피아니스트 유성호(29)에 대해 남긴 평가다. 이 대회에서 유성호는 피아니스트 선율과 함께 공동우승을 차지했다.

유성호가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바흐의 프랑스 모음곡, 버르토크 ‘세 개의 연습곡’ 작품 18,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2번, 슈베르트 소나타 D. 664, 바버 소나타 작품 26 등 다섯 곡으로 짠 80분의 육중한 프로그램이다.

전화 통화에서 그는 “거의 ‘피아노의 역사’ 같은 프로그램 아니냐”란 물음에 “그런 생각을 하고 준비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각기 뚜렷하게 대비되는 스타일의 곡들을 골랐습니다. 그 다양한 변화를 통해 피아노 음악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유성호는 성악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세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이후 피아노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피아니스트의 길을 걸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예술사와 예술전문사를 전체 수석으로 입학 졸업한 뒤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당타이선을 사사하며 석사를 취득했다. 지금은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세계적인 명교수 아리에 바르디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예핌 브론프만, 보리스 길트부르그, 라하브 샤니, 드미트리 시시킨, 베아트리체 라나 등 수많은 명피아니스트를 키워낸 스승 바르디에 대해 그는 ‘걸어다니는 피아노 백과사전’이라고 했다. “후년이면 90세가 되시는데도 저희 제자들보다 젊은 에너지를 가지셨어요. 세부까지 치밀하게 가르침을 주시면서도 피아니스트 각자의 개성을 강조하며 가장 이상적인 밸런스를 잡아주시죠.” 이전 스승 당타이선에 대해서는 “엄격한 자기 수련의 모습을 스스로 보여주셔서 그 자세 자체에 영감을 갖게 만드는 분”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그는 1차 예선에서 연주한 쇤베르크의 모음곡 작품 25로 심사위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학교나 콩쿠르에서 ‘현대곡 해석을 잘한다’는 얘기를 들어왔다고 한다. “현대곡의 경우 참고할 만한 다른 연주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말 그대로 악보를 파고들면서 꾸준히 연구해야 좋은 연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0년 뒤 기대하는 자신의 모습을 묻자 “특별히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기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연주 등의 일정으로 거의 매달 한국과 독일을 오가고 있는 그는 8월 대관령국제음악제 국제콩쿠르 우승자 시리즈에서 솔로 리사이틀을 연다. 지난해 윤이상 국제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우승한 중국 바이올리니스트 차오원 뤄와 듀오 리사이틀도 가질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유성호#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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