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 휴스와 오스틴 에디의 2인전 ‘뿌리와 과일’ 전시 전경. 전시장 벽면을 과일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차양과 같은 무늬로 칠했다. 작가 및 에바 프레젠후버 갤러리 제공
미국 출신 부부 작가인 샤라 휴스와 오스틴 에디의 2인전 ‘뿌리와 과일’이 12일 서울 용산구 갤러리 에바 프레젠후버XP21에서 개막했다. 전시 공간은 경리단길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면 보이는 작은 공간. 스위스 갤러리 에바 프레젠후버가 지난해 9월부터 서울 쇼룸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과일 정물과 자연 풍경을 그리는 두 작가는 전시장 벽을 녹색과 흰색 줄무늬로 칠하고 간판을 달았다. 9일 전시 공간에서 만난 두 작가는 “프랑스 전통 과일 시장의 차양에서 볼 수 있는 색을 가져왔고, 과일 모양 간판도 달아 지나가는 누구나 편히 들어와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전시장에 가면 휘몰아치는 형상을 한 복숭아나무 그림과 테두리를 아주 명확하게 그린 과일 정물 등을 볼 수 있다. 전자는 휴스, 후자는 에디가 그린 것이다. 휴스는 “뿌리에서 양분을 얻어 결실을 내고, 그 과일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나무가 내 모습 같다”고 했다. 에디는 “그림 속 반으로 잘린 사과가 속살을 드러내듯 나를 노출하는 것의 어색한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부부지만 함께 전시하는 것이 처음인 두 사람은 서로의 작품에 대한 감상도 말했다. 휴스는 “에디의 작품은 색채나 형태에서 맺고 끊음이 분명해서, 그런 과감한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것이 부럽다”고 했다. 에디는 “휴스의 작품에서는 모든 것이 연결돼 누구도 이 세상에 혼자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활기와 따뜻함이 있다”고 평했다.
작은 공간인 만큼 전시 작품 수는 한정적이지만, 작품을 담은 스티커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읽는 사람 마음대로 스티커를 붙이며 구성해 볼 수 있다. 에디는 “아카데믹하고 무거워진 미술계에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기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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