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캐드펠’이 수사가 된 이유 밝혀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8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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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 11∼21/엘리스 피터스 지음·손성경 김훈 송은경 박슬라 옮김/전 11권(3732쪽)·14만 원·북하우스


‘장미의 이름’ 저자인 움베르토 에코가 “가장 뛰어난 추리소설 작가”라고 상찬한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전 21권)가 완간됐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12세기 중세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역사 추리소설이다.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 22개국에 번역 소개된 밀리언셀러로, 영국 BBC에서 드라마화되기도 했다. 18년의 집필 끝에 1994년에 완성됐으며, 국내에선 1997년 처음 소개됐다.

시리즈는 고도의 지적 게임 같은 성격을 지니면서도 당대 사람들의 종교적 신념과 내전을 둘러싼 피비린내 나는 권력 다툼까지, 중세 유럽의 사회적 배경과 정치적 갈등을 손에 잡힐 듯 섬세하게 담아낸 수작으로 이름났다. 특히 완간 30주년 기념 전면 개정판인 이번 신간에는 국내 초역 단편 소설집인 ‘특이한 베네딕토회’가 추가로 포함됐다. 캐드펠이 어떻게 가톨릭 수사가 되었는지 의문을 풀어주는 단편소설 3편이 실렸다.

주인공이자 사건 해결을 주도하는 ‘탐정’ 캐드펠 수사는 완전무결한 순백의 성직자라기보다는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갈등을 지닌 인물이다. 캐드펠 수사의 인간적인 면모는 단순 사건 해결을 넘어 죄와 용서, 정의와 자비 등 삶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캐드펠 수사가 신념과 연민 사이에서 갈등할 때마다 독자도 그 고뇌를 함께 느낄 수밖에 없다. 시리즈 12 ‘어둠 속의 갈까마귀’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서 가장 철학적이고 인간적인 미스터리를 담은 작품으로 꼽힌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역사 추리소설#중세 잉글랜드#종교적 신념#정치적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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