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작은 벌레 ‘치코’는 숲을 살릴 수 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5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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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코/김순현 지음/44쪽·1만6000원·비룡소


황폐해져버린 숲. 더 이상 생물들이 살 수 없는 이곳에서 벌레들은 너나 없이 짐을 싸서 떠나기 시작한다. 아주 아주 작은, 가장 작은 벌레 ‘치코’만 빼고 말이다. 깨알처럼 작아 한참 들여다봐야 찾을 수 있는 치코는 혼자서 숲의 먼지를 쓸고 닦기 시작한다. 이곳을 버리고 그냥 떠날 수 없어서다.

물론 치코의 그런 노력을 다른 벌레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폴짝폴짝 뛰어가다가 치코가 정리한 땅을 다시 어지럽히기도 하고, 짓밟기도 한다. 그때마다 울고 싶어지는 치코. 유일하게 치코를 응원하는 건 보토 할아버지다. 황폐한 숲에서 지켜낸 씨앗을 치코가 가꾼 흙에 심어 함께 키워간다. 과연 이 둘은 황폐해진 숲을 다시 꽃과 나무, 풀로 만개한 멋진 곳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까.

치코는 스페인어로 ‘작다’, 보토는 ‘희망’이란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작지만 소중한 희망이 있다면, 그곳에 새로운 생명과 미래가 움틀 수 있음을 작디작은 벌레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게 그려냈다. 특히 흰 바탕에 아주 작은 검은 점만으로 가득 채운 배경과 그림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사는 거대한 세상을 지탱하고 있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의 힘을 글과 그림이 같은 온도로 따뜻하게 전해준다.

#치코#황폐한 숲#씨앗#희망#생명#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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