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정우석 “솔로로선 백지…아이돌보다 자유로운 음악 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9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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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문화재단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 26기에 선정된 펜타곤 출신 정우석.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화려한 무대에서 팬들의 환호를 받던 9인조 보이그룹 펜타곤의 메인 래퍼이자 ‘자이언트’ 막내. 솔로 가수 정우석(27)의 예전 수식어다. 그러나 그는 이 화려함을 잠시 내려놓고, 보다 솔직한 목소리로 무대에 서기 위해 다시 출발선에 섰다.

밀착된 무대와 자유로운 밴드 사운드, 그리고 오롯이 자신만의 색으로 두 번째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다. 최근 CJ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 26기에 선정된 그를 3일 서울 마포구 CJ아지트에서 만났다.

“아이돌 그룹 땐 팀이 지향하는 음악이 있었어요. 하지만 솔로 활동을 하면서 저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찾고 싶어졌죠. 튠업은 그런 기회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자, 음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단이라 생각했어요.”

그는 지원 이유를 이렇게 밝히며 “경쟁률이 높아 긴장했지만, 선정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튠업은 2010년부터 CJ문화재단이 운영해 온 인디 뮤지션 지원 프로그램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뮤지션들에게 2년 동안 앨범 2장의 제작비(최대 2500만 원)와 성장 단계에 맞춘 공연 제작 등을 지원한다. 올해 심사에는 총 791팀이 지원해 13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경쟁률이 우석 포함 △공원 △김승주 △밀레나 △송소희 △오월오일 등 6팀이 선정됐다.

CJ문화재단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 26기에 선정된 펜타곤 출신 정우석.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016년 데뷔한 펜타곤은 ‘빛나리’ 등 히트곡을 직접 만드는 ‘자체 제작돌’로 사랑받았다. 정우석도 데뷔 초부터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꾸준히 곡을 써왔다. 그는 “펜타곤에서 직접 곡을 만들고, 랩 가사를 고민하던 것이 현재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의 ‘고향’ 펜타곤은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을 맞는다. “멤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순간이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로서는 큰 무대와 팬덤을 누렸지만, 솔로로선 아직 ‘빈 종이’인 셈. “내가 뭘 해도 사람들은 다 처음 듣는 것처럼 새로울 테니, ‘하고 싶은 걸 하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의 음악은 록과 밴드 사운드가 중심이다. 경쾌하고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멜로디에, 서정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밴드 음악은 어떤 기분일 때 들어도 다르게 좋고, 악기 고유의 색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어요. 아이돌 때는 ‘기승전결’이 명확했는데, 밴드 음악은 더 자유롭죠.”

그는 지난해 중순부터 공연과 녹음에 함께 할 밴드도 꾸렸다. 처음엔 단기적으로 도움을 받기로 했지만, 그의 목소리를 들은 멤버들이 “네가 무대에서 프런트맨으로 선다면, 전에 이루지 못한 밴드의 꿈을 이룰 수 있겠다”라며 기꺼이 합류했다.

펜타곤 정우석이 CJ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 26기에 선정됐다. 사진은 정우석이 튠업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 CJ문화재단 제공
아이돌과 솔로의 차이를 묻자, 그는 웃으며 “우선 파트가 많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홀로 무대에 서는 경험은 낯설었다. “기준이 높고 완벽주의라 부담이 컸죠. 무대에서 부끄러운 건 정말 싫거든요.” 연습을 거듭했고, 처음엔 30분도 채우기 힘들었던 공연 시간을 3시간까지 늘릴 수 있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음악적 키워드를 ‘진화’라 정했다. 올 5월 발매한 미니 앨범 ‘Ender To Ander’에도 타이틀곡 ‘직선’ 등 스스로의 성장을 고심한 노래들이 담겼다. “지금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제 최저점을 보고 계신 거예요. 앞으로 더 나아갈 테니 지켜봐 달라는 의미입니다.”

그는 “먼 미래에 돌아봤을 때,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해왔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누군가 내 무대를 보고 ‘나도 좋아하는 걸 해봐야겠다’고 생각해 준다면 기쁠 것 같다”라며 “앞으로 튠업과 협업하며 공연 연출에도 보다 깊이 관여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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