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좀비가 된 딸 살리려는 아빠… 코미디지만 여러번 울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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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코미디극 ‘좀비딸’ 주연 맡은 배우 조정석 인터뷰
“2020년생 딸 생각하며 연기… 너무 폭발적으로 감정 튀어나와”
엑시트-파일럿 흥행 ‘여름 남자’ 별명
“인생 흐름에 맞게 배역 선택해요”

뮤지컬로 데뷔한 배우 조정석은 영화 ‘건축학개론’(2012년)의 납뜩이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뒤 ‘형’(2016년), ‘엑시트’(2019년), ‘파일럿’(2024년) 등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NEW 제공
뮤지컬로 데뷔한 배우 조정석은 영화 ‘건축학개론’(2012년)의 납뜩이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뒤 ‘형’(2016년), ‘엑시트’(2019년), ‘파일럿’(2024년) 등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NEW 제공
“여름의 남자라니… 정말 감개무량하네요.”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 배우(45)는 그에게 붙은 ‘여름의 남자’란 별명에 관해 묻자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별명처럼 최근 여름 영화 ‘타율’이 좋았다. 2019년 7월 개봉했던 ‘엑시트’는 900여만 명의 관객을 모았고, 지난해 7월 선보인 영화 ‘파일럿’도 471만 명이 관람하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30일 개봉하는 영화 ‘좀비딸’은 좀비가 된 딸을 포기하지 않는 아빠 정환(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렸다. 코믹 가족 영화로, ‘내 가족이 좀비가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NEW 제공
30일 개봉하는 영화 ‘좀비딸’은 좀비가 된 딸을 포기하지 않는 아빠 정환(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렸다. 코믹 가족 영화로, ‘내 가족이 좀비가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NEW 제공
그런 조 배우가 고른 차기작이 30일 개봉하는 영화 ‘좀비딸’.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좀비가 돼버린 딸(최유리)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조정석)를 그린 코미디물이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5억 뷰를 기록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딸이었다고 했다. 2018년 가수 거미와 결혼한 조 배우는 2020년 딸을 품에 안았다.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고 있는 조정석이란 배우에게 절묘한 시기였어요. 어떻게 이 작품이 딱 나에게 제안이 왔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부모로서 마음이 성장하고 있는 때였죠. 소재가 좀비이고 코미디이긴 하지만, 부성애를 가진 캐릭터란 부분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조정석표 코미디’는 빛을 발한다. “웃기려 하지 않을 때 되레 웃길 수 있는 것 같다”는 그의 연기 철학처럼,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는 여전히 압권이다. 여기에 좀비들을 피하기 위해 좀비인 척 몸짓을 하고, 기억이 남아있는 좀비 딸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등 만화적 설정이 더해져 웃음이 배가된다. 이정은, 조여정, 윤경호 등 동료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도 잘 맞았다. 여고생들처럼 ‘까르르’거린다고 해서 단체 메신저 방 이름이 ‘좀비 여고 동창’일 정도라고 한다.

코미디로 시작했지만 이 영화는 K무비 특유의 ‘가족 감동 코드’를 품고 있다. 조 배우도 코미디만큼이나 코끝 찡해지는 장면에 신경을 썼다. 그는 “딸을 생각하며 연기하다 보니 다른 작품에 비해 너무 폭발적으로 감정이 튀어나왔다”며 “얼마만큼으로 조절하느냐가 문제였을 정도”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낸 클라이맥스는 딸을 살리려는 아빠의 모습을 담은 엔딩 장면. 그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대본 리딩 현장에서도, 영화를 보면서도 이 장면에서 매번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어떤 분들은 코미디 작품만 선택하는 것 아니냐고 오해도 하세요. 하지만 저의 인생 흐름에 맞게, 자연스럽게 작품을 선택해온 것 같습니다. 물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있죠. 하지만 ‘내가 이런 역할을 하면 깜짝 놀라겠지?’ 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하진 않아요.”

최근 특별출연했던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약한영웅 클래스2’도 그의 필모그래피에선 독특한 역할이었다. 그는 학교 일진 연합 배후에 있는 보스(최 사장)로 등장해 강렬한 존재감을 보였다. 조 배우는 “그 역할을 연기하면서 도파민, 스릴을 느꼈다”며 “연기는 탐구의 영역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런 저 자신을 발견할 때 또 한번 재미를 느꼈다”고 했다.

자신이 출연한 모든 작품을 딸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조 배우. 안타깝게도 ‘좀비딸’은 나중에나 보여줄 생각이다. 아직 다섯 살이라 좀비를 무서워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찍으며 부성애가 커졌냐고 하면, 솔직히 변화는 없어요. 저는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언제나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추억거리도 많이 쌓는 그런 아빠요.”

#조정석#좀비딸#부성애#코미디#가족감동#영화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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