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의 후배는 화염방사기 든 여성

  • 동아일보

코멘트

영화 ‘발레리나’ 내달 6일 개봉
존 윅과는 결이 다른 화려한 액션… 주변 사물 활용해 창의적 반격 펼쳐
소녀시대 최수영 할리우드 데뷔작… 무술감독 정두홍 격투 연기 ‘눈길’

다음 달 6일 개봉하는 영화 ‘발레리나’는 아버지의 죽음 뒤 암살자로 길러지는 킬러 ‘이브’(아나 데 아르마스·오른쪽)의 이야기로, ‘존 윅’ 시리즈의 세계관을 잇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존 윅(키아누 리브스)도 짧게 등장해 깔끔한 액션을 선보인다. 판씨네마 제공
여성판 ‘존 윅’의 탄생.

다음 달 6일 개봉하는 영화 ‘발레리나’(감독 렌 와이즈먼)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전설적인 살인청부업자를 소재로 한 ‘존 윅’ 시리즈를 아는 이라면 구구절절한 설명은 필요 없을 것.

‘발레리나’는 세계 액션 영화 팬들을 홀렸던 ‘존 윅’ 시리즈의 스핀오프다. 주인공 이브(아나 데 아르마스)는 존 윅(키아누 리브스)을 배출한 암살자 조직 ‘루스카 로마’에서 킬러로 성장하는 인물.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좇으며 정체불명의 도시에서 홀로 피의 전쟁을 벌인다.

‘헤드샷 장인’ 존 윅이 전장을 지배했다면 이브는 전장을 해석한다. 무술과 총기로 정공법을 펼치던 존 윅과 이브의 액션은 결이 다르다. 2시간 4분 내내 이어지는 액션 장면에서 이브는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공간을 읽고 주변 사물을 닥치는 대로 무기로 바꾼다. “여자처럼 싸우라”는 대사처럼 그만이 구사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반격 기술을 갈고닦은 덕이다.

이처럼 영화의 묘미는 이브가 ‘무엇으로 어떻게 싸우는가’에 있다. 영화는 맨몸 싸움은 물론이고 총, 장검, 스케이트 날, 접시, 수류탄 등 갖가지 도구를 활용해 다채로운 액션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하이라이트는 후반부에 나오는 화염방사기 액션 신이다. 이브가 적들을 피해 도망치다 무기고에 들어가 우연히 발견한 무기는 ‘무려’ 화염방사기. 설원을 가르며 적을 불태우는 장면이 통쾌함을 불러일으킨다. 전설적인 킬러 존 윅이 등장해 적들과 짧은 대결을 펼치는 것도 바로 이때다.

다만 이브의 서사는 꽤 단선적이다. 어릴 적 이브는 아버지가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이후 루스카 로마에 들어간 뒤 복수를 위해 암살자로 성장한다. 임무 수행 중 아버지를 살해한 조직의 표식을 발견하고, 이들을 추적해 마침내 적의 수장(게이브리얼 번)을 처단한다. ‘개 한 마리’ 때문에 복수에 나선 존 윅에 비하면 동기가 뻔할 뿐 아니라 그런 이브의 내면도 제대로 조명되지 않는 편이다.

이브 역의 데 아르마스는 강렬한 액션을 통해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다.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2021년)에서 CIA 요원인 본드걸로 스타가 됐던 데 아르마스는 이번 영화 ‘발레리나’를 통해 “내 한계를 확실히 뛰어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존 윅’ 시리즈를 연출한 채드 스타헬스키가 주요 액션 신 촬영을 진두지휘했고, 키아누 리브스는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

한국 관객의 눈길을 끄는 캐스팅도 있다. 이브가 받은 첫 임무의 보호 대상인 ‘카틀라 박’은 ‘소녀시대’의 최수영이 맡았다. 최수영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또 이 임무의 상대역은 무술감독 정두홍이 연기했다. ‘짝패’ ‘전우치’ ‘베테랑’ 등의 무술을 담당했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데 아르마스와 맨몸 격투를 펼친다. 정두홍은 ‘존 윅 3’ 때 이미 출연 제안을 받았으나 참여하지 못했다가, 이번 영화에서 마침내 합류하게 됐다.

#영화 발레리나#여성판 존윅#액션영화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