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소녀시대 멤버인 배우 임윤아(35)가 13일 개봉하는 코미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에서 주인공 ‘선지’로 1인 2역 연기에 도전했다.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낮의 선지가 파스텔톤이라면, 밤의 선지는 비비드(vivid·강렬한) 원색”이라며 “두 면모 모두 제게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선지에게 끌렸다”고 했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밤만 되면 악마에 씌는 선지와 그를 감시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의 주된 감상 포인트는 광녀(狂女)에 가까운 ‘밤 선지’의 변화무쌍한 감정 연기다. 임 배우는 그중에도 섬뜩한 느낌마저 주는 웃음소리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는 “웃음의 톤을 만들고 났더니 그때부터 밤 선지의 감정선에 기준점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임 배우가 ‘엑시트’(2019년)를 함께 했던 이상근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 ‘엑시트’에서 함께 주연을 맡았던 조정석 배우가 출연한 영화 ‘좀비딸’은 지난달 30일 개봉해 누적 관객수 237만 명(7일 기준)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정석 오빠는 영화관에 많은 분들이 찾아오게 만드는 힘을 가진 배우예요. 앞서서 흥행을 이끌어주시고 있으니까, 그 에너지를 저도 잘 따라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영화에서) 이렇게까지 에너지가 큰 캐릭터를 자유롭게 표현해본 건 처음이라,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합니다.”
임 배우는 로맨틱 장르에 잘 맞을 것 같은 이미지가 강하지만, 영화 ‘공조’(2017년)부터 나름 자기만의 코미디 연기 필모그래피를 잘 쌓아왔다. 덕분에 배우로서 별 시행착오가 없었던 듯하지만 나름 고민도 있다. 그는 “공교롭게도 출연한 작품들의 결이 다소 비슷했다”며 “앞으론 임윤아하면 떠올리기 힘든 다른 분위기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성숙하고, 성장하잖아요. 그 과정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저 혼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덜컥 보여드리면 낯설어하실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차차 저에게 기대하시는 폭도 넓어지길 바라요.”
지난해는 임 배우가 소속된 소녀시대가 집회 현장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는 일도 있었다. 탄핵 촉구 집회에서 소녀시대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가 지속적으로 울려퍼졌다. 임 배우는 “오래된 노래를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따라부르시니 신기했다”며 “음악이 주는 에너지가 굉장히 크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고 했다.
“최근에 데뷔 18주년을 맞아 멤버들과 따로 모임을 가졌어요. 20주년엔 뭐라도 기념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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