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재 윤두서 ‘세마도’ 진본 321년 만에 공개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1일 11시 01분


코멘트
공재 윤두서(1675~1751)는 조선 후기의 화가이자 서예가, 문인으로, 자화상 작품으로 특히 유명하다. 수묵화의 대가로 불리는 그는 나이 37세였던 1704년(숙종 30년)에 ‘세마도’를 그렸다. 세밀한 세필로 말과 인물, 언덕과 시냇물, 각종 나무와 풀을 정교하게 묘사해 화면을 풍성하게 구성한 작품이다. 윤두서의 말 그림 가운데 날짜가 명확히 기록된 유일한 작품이며, 크기(46X75.7㎝)도 가장 크다.

제4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321년 만에 최초 공개되는 조선 후기 수묵화가 공재 윤두서의 ‘세마도’.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 제공
제4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321년 만에 최초 공개되는 조선 후기 수묵화가 공재 윤두서의 ‘세마도’.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 제공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은 제4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이 ‘세마도’ 진본을 321년 만에 처음 공개한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세마도는 학계 논문이나 도록에 일부 이미지로만 소개됐으며, 보존 상태도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작품은 해남 윤씨 종가에서 소장해왔다.

세마도는 현존하는 말 그림 중 제작 연대가 기록된 기년작(記年作)이자,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다. 왼쪽 상단에는 ‘갑신유월일제(甲申六月日製)’라는 글씨가 적혀 있고, 오른쪽 상단에는 ‘공재지기(恭齋之記)’라는 주문인(朱文印)이 찍혀 있다. 왼쪽 관서 밑에는 ‘청구자(靑丘子)’와 ‘효언(孝彦·윤두서의 자)’이 날인돼 있다.

윤두서의 말 그림은 집요한 관찰의 결과물이다. 세마도는 대상을 철저하게 파고들어 점 하나, 선 하나까지 정밀하게 요약하며 그 안에 온 정신을 담아낸 윤두서의 완벽주의를 잘 보여준다. 인물 묘사도 정밀하고 세밀하다. 강가에서 쉬고 있는 관리들, 나무에 매여 있는 말들, 강에서 마부가 말을 씻기는 장면 등 세 그룹의 요소가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윤재갑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은 “수묵비엔날레가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수묵 예술의 철학과 문화적 깊이를 재조명하고, 지역민과 예술인, 국내외 관람객이 함께하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이달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해남, 진도, 목포에서 열린다. ‘문명의 이웃들’(somewhere over the yellow sea)을 주제로 동아시아 해양 문명권에 주목하며, 20개국 83명의 작가가 참여해 수묵의 전통성과 현대성을 아우르는 회화, 설치,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공재 윤두서#세마도#수묵화#조선 후기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