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어쩔수가없다‘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어쩔수가없다’는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가 갑작스러운 해고 이후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쟁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9월 개봉 예정. 2025.08.19. [서울=뉴시스]
박찬욱 감독이 새 영화 ‘어쩔수가없다’ 제목을 두고 원래 ‘모가지’를 제목으로 생각했으나 이병헌 때문에 그 제목을 쓰지 못했다고 했다.
박 감독은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어쩔수가없다’ 제작보고회에서 “원작 소설 제목은 액스(AX·도끼)이고, 이 책 추천사를 쓸 때 내가 만약 이 작품을 한국영화로 만든다면 제목을 ‘모가지’로 하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도끼와 모가지 모두 신체 훼손 등 너무 폭력적인 행위를 연상케 해서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특히 영화 ‘악마를 보았다’(2010)에 출연한 이병헌씨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그런 것들이 우려돼 제목을 바꿨다”고 했다.
‘액스’는 영미권에서 도끼라는 뜫과 함께 정리해고를 의미하기도 한다. 모가지라는 말에도 해고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공개된 ‘어쩔수가없다’ 예고편엔 “미국에선 해고를 도끼질 한다고 한다면서요. 한국에선 뭐라고 그러는지 아세요? 너 모가지야”라는 대사가 나온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뤘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가 갑작스럽게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하기 위해 자신만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이병헌이 만수를, 손예진이 만수 아내 미리를 연기했다. 이와 함께 박희순·이성민·염혜란·차승원 등이 출연한다.
이 작품은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트(Donald E. Westlake)가 1997년에 내놓은 소설 ‘액스’(The Ax)가 원작이다. 이 작품은 중산층 남성이 회사에서 정리해고 당한 뒤 다시 취업하기 위해 잠재적 경쟁자들을 살해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박 감독은 “어쩔수가없다라는 제목에는 다소 비겁한 정서가 담겨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쁜 짓을 하면서 합리화하는 마음이 비겁하기도 한데 다만 이 영화를 보면 그런 비겁한 인물들에 연민을 함께 느끼게 될 거라고 했다.
박 감독은 “어쩔 수가 없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건 꼭 만수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만수를 해고한 기업 중역도 만수를 해고하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각자의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충돌하면서 빚어지는 비극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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