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순, 새 시집 출간…“이 시들 아니었다면 죽음 드리운 사람됐을 것”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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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째 시집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
미발표작 65편 수록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고독·슬픔도 유쾌한 그릇에 담을수 있단걸 알았다”

ⓒ뉴시스
“어느 건물 로비에서 커다란 어항 같은 화면에 처음 보는 생물이 하나 일렁이는 걸 본다. 깊은 바다 속에서 온갖 색깔을 뽐내며 혼자 표표히 고독하게 싱크로나이즈드하는 긴 촉수들을 만지는 듯한 감동. 그날 밤 그 심해의 존재에 살포시 기대고 누워 있었다. 그 존재의 명패에는 Sea Anemone가 적혀 있었고, 그다음 이 시집이 탄생했다. 이 시들을 쓰면서 고통도 슬픔도 비극도 유쾌한 그릇에 담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 中 시인의 말).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과 독일 세계문화의집 국제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김혜순 시인이 신작 시집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난다)를 4일 펴냈다.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는 김혜순의 3년만의 신간이자 15번째 시집이다. 출판사 ‘난다’의 시집 시리즈 ‘난다시편’ 첫 작품이기도 하다. 시집은 미발표작 시 65편이 총 8부로 구성됐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어느 건물 로비에서 커다란 어항 같은 화면에 처음 보는 생물이 하나 일렁이는 모습을 보고 펜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깊은 바닷속에서 온갖 색깔을 뽐내며 혼자 표표히 고독하게 싱크로나이즈드하는 긴 촉수들을 만지는 듯한 감동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죽음 3부작(죽음의 자서전, 날개 환상통,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을 엮은 ‘김혜순 죽음트롤로지’ 에서 고통과 죽음을 노래했다면, 이번 시집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가다듬었다고 한다.

그는 시집 마지막에 수록한 ‘김혜순의 편지’에서 ”어느 순간 찬물을 몸에 끼얹듯 시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하면서 ”이 시들을 만나지 못했으면 죽음이 얼굴에 드리운 험한 사람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내 몸에서 내 몸이 돋아나올 때/내 몸이 세상 전체일 때//이게 어느 순간의 일인지/네가 정말 알아챘으면 좋겠어//나는 명랑한 싱크로나이즈드 말미잘“ (‘싱크로나이즈드 말미잘’ 중)

김혜순은 오는 19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주간 2025’ 행사에 동료 시인과 함께 ‘김혜순, 시하다 - 신작 시집 낭독회’ 무대에 오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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