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계지역학회는 5일 이화여대 통일교육선도사업단과 공동으로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세계 지역 불안정과 한반도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추계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한국세계지역학회 제공
한국세계지역학회가 5일 추계 학술회의를 개최해 국제 정세를 진단하고 우리 정부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두 개의 전쟁 장기화 및 미국의 관세 정책 등 전략적 동시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북-러 동맹 관계 발전과 북-중-러 연대 가능성이 한반도의 불확실성을 촉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현 정부의 주도적인 외교안보 정책을 제언했다.
세계지역학회는 이날 서울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이화여대 통일교육선도사업단과 공동으로 ‘세계 지역 불안정과 한반도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추계 학술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호령 세계지역학회장(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개회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란-이스라엘 충돌, 미중 패권 경쟁 격화가 국제질서를 뒤흔들고 있고 이 같은 문명사적 격변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도 직접적인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원곤 통일교육선도사업단장(이화여대 교수)도 환영사를 통해 “국제정세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고 세계 도처의 긴장이 한반도 평화 구상 및 통일 전략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러가 혈맹으로 발전한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이 “북-중-러 안보협력의 서막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두 센터장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불안정성 심화에 대비해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직접 전략’을 강조했다. 또 한중 및 한러 관계 개선을 통해 북-러 관계를 이격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갈등의 구조화를 예방하는 ‘간접 전략’도 제안했다.
김수완 한국외대 교수는 이란-이스라엘 충돌 등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미국의 전력 분산과 북-중-러 권위주의 연대의 상대적 강화 등 인도태평양 역내 안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에너지 안보 및 미사일 방어 역량 확충, 한미일 안보 협력의 실질적인 발전 및 유사 입장국과의 해양 안보 강화 등을 강조했다.
이호령 학회장과 전재성 서울대 교수 등은 북한 위협이 북-중-러 위협 프레임과 국제환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가 이제는 북한 위협을 변화된 국제구조의 큰 틀 속에서 재조명하고 지속 가능한 억제-대화 병행 프레임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은 안보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을 때 북-미 대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며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다 구체적으로 대화를 제안하면 김 위원장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의 두 국가 노선에 대해 한국을 적성국으로 규정하고, 기존 민족통일 노선을 완전히 폐기한 것으로 남북한 항구적 분단 고착을 시도하는 ‘반통일 무력 통일 전략’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응 방향으로 현실적인 안보 환경을 고려해 ‘조건에 기초한 단계적 군비통제 전략’을 지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북 유화 정책이 남북 신뢰 구축과 적대 관계 해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우리 정부는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한 남북 대화 복원을 지향하되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관계를 포기하고 호응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을 고려해 대응 수위 조절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주제 발표 및 라운드테이블 등 6개 회의로 진행됐다. ‘두 개의 전쟁과 인도태평양 지역 불안정’을 주제로 한 1회의에선 두진호 센터장과 김수완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고 한미애 계명대 연구교수,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2회의에선 남궁영 한국외대 명예교수의 진행으로 홍용표 전 장관, 전재성 서울대 교수,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호령 학회장, 최현진 경희대 교수, 이종주 통일부 통일기획관, 홍성욱 통일부 전략기획과장 등이 이재명 정부의 통일 및 대북 정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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