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취임 50여 일 만에 첫 언론 간담회를 열고 “오늘날 K컬처의 뿌리로써 ‘K헤리티지’를 적극 발굴하고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허 청장은 8일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영화, 대중가요 등 만들어진 지 50년이 안 됐지만 K콘텐츠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한 ‘우리 시대’ 문화유산을 찾아내고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시대 문화유산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철도역사, 조선소 등 근현대 건축·산업유산과 음식, 의복 등 생활문화유산을 아우른다. 2029년까지 관련 목록 약 1만 건을 확보할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겨냥한 정책도 다수 마련됐다. 최근 국가유산 ‘굿즈’ 인기가 급증함에 따라 2027년까지 총사업비 168억 원을 투자해 경복궁 내 문화상품 판매 공간을 마련한다. 궁중문화축전 등 주요 행사에서 외국인 특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전체 구독자 중 85%가 외국인인 ‘국가유산채널’ 유튜브를 통해 국가유산을 활용한 가상현실(VR) 콘텐츠를 확산시킨다.
문화유산을 연결고리로 남북 교류를 재개한다는 계획도 눈길을 끈다. 금강산 조사와 복원에 대한 민간 협력을 지원하고 향후 개성 고려궁성(만월대), 태봉국 철원성에 대한 공동 조사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허 청장은 “내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지는 부산이지만, 남북한 역사와 생태가 보존돼 있는 DMZ에서 ‘평화의 선언’ 등을 하고자 유네스코 본부 측에 제의해둔 상태”라고 부연했다.
분야별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정책이 많다. 판소리, 탈춤 등 무형유산은 AI와 3차원(3D) 기술로 동작과 음향을 정밀하게 기록해 후대 전승을 위한 디지털 교본을 제작한다. 현재 생성형 AI 모델에서 우리나라 국가유산 데이터가 부족함에 따라 발생하는 역사 왜곡, 디자인 오류 등은 AI 학습데이터를 구축하고 무료 보급해 해소한다. 또 AI를 활용해 자연재해, 기후 위기 등 재난이 국가유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예측력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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