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박신정, 자서전 ‘경주에서 강릉까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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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이자 하슬라아트월드(강릉)와 젊은달와이파크(영월)를 운영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외연을 넓혀온 박신정 작가가 자서전 ‘경주에서 강릉까지’를 출간했다.

지난 8월 출간된 이번 책은 작가가 직접 써 내려간 삶의 기록으로,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경주에서부터 30여 년간 삶의 터전이 된 강릉까지의 발자취를 담고 있다. 책 속에는 자연과 공간, 사람과 예술을 통해 이어진 작가의 희로애락이 서정적으로 그려져 있으며, 독자들은 이를 통해 박 작가의 내면 세계와 창작의 뿌리를 엿볼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무덤을 가까이 보아온 경험과 치열한 삶 속에서 얻은 성찰은, 작가가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사유하도록 이끌었다. 책 속에는 이러한 내면의 흔적이 곳곳에 드러난다.

“검은 흙 속에서 금관을 쓰고 황금으로 된 허리띠와 칼을 찬 십척 장신이 누워 있다. 몸체 사라진지 이미 천년 영혼도 먼 시간으로 가버린지 오래. 발자취를 돌아본다. 오랫동안 보던 반복된 경험 탓인지 이 소멸에 익숙하다.” (51쪽) 라고 적으며, 소멸과 흔적을 성찰한다.

평론가는 ‘경주에서 강릉까지’를 단순한 회고록 이상의 글로 평가한다. “작가는 자신의 기억 속으로 더듬어 내려가며, 무의식의 문을 두드린다. 이 과정에서 글은 산문에서 시로 변하기도 하고, 꿈과 기억이 교차하는 새로운 국면을 드러낸다”고 서평은 전한다. 특히 신라의 유적지를 놀이터 삼아 자란 어린 시절은 작가에게 신화적 상상력과 무의식적 자산을 안겨주었고, 이는 작품 세계 전반에 녹아 있다. 서평은 이 책을 “개인적 여정의 승리이자 신화적 선물”이라 평한다.

박신정 작가는 조각을 비롯해 설치미술, 환경조형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 의 독창적 미학을 구축해왔다. 특히 강릉 하슬라아트월드와 영월 젊은달와이파크를 설립·운영하며 현대미술을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두 공간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자연·건축·예술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으며, 지역 사회의 문화적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해 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박 작가는 2023년 ‘제26회 자랑스런 박물관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자서전 ‘경주에서 강릉까지’는 한 조각가의 개인적 서사이자 삶의 기록으로, 독자와 관람객 모두에게 깊은 공감과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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