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랑켄슈타인’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가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19 [부산=뉴시스]
“흥분을 감출 수가 없어요. 한국 영화를 너무 사랑합니다.”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멕시코 출신의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61)은 한국을 처음 방문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한국 영화를 보면 볼수록 정말 문화에 대한 센스가 남다르다”고 칭찬하면서 “한국과 멕시코는 공유하는 바가 많다. 참고로 저는 술을 엄청 좋아한다”며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델 토로 감독은 신작 ‘프랑켄슈타인’을 들고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그는 ‘판의 미로’(2006년) 등 판타지 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연출가로, ‘프랑켄슈타인’ 역시 결을 같이 한다. 앞서 ‘셰이프 오브 워터’(2018년)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과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을 받는 등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중 하나로 꼽힌다.
‘프랑켄슈타인’은 천재적이지만 이기적인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극악무도한 실험을 통해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이야기를 다룬다. 1818년 작품인 메리 셸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소설은 앞서 수 차례 영화와 뮤지컬로 만들어졌는데, 이에 대해 델 토로 감독은 “같은 노래라도 부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며 “영화는 저와 아버지 간의 관계를 담은 우화”라고 표현했다.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이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프랑켄슈타인’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9.19. 뉴스1“저의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원작에 제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든 작품입니다. 만들어지고, 내버려졌다는 점에서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 마치 나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영화에선 아들(괴물)과 아버지(빅터 프랑켄슈타인)의 관계와 그 사이의 고통을 다룹니다. 젊은 시절 아버지와 나의 관계를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나이가 들고 자식이 생기고 나서야 아버지란 존재를 알게 됐어요.”
델 토로 감독은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봉준호, 박찬욱 감독을 언급하며 “다른 나라의 그 어떤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영화들이 한국에서 나오고 있다”며 “한국 영화를 보면 볼수록 ‘문화에 대해 정말 순수하구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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