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에 요절한 조각가 전국광…‘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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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 24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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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에 요절한 추상 조각가 전국광(1945~1990)의 전시가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24일부터 남서울미술관 2층 전시실과 1층 야외에서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를 개최한다. 전시는 ‘쌓다’와 ‘허물다’라는 상반된 조형 개념에 집중해 대표 연작 ‘적(積)’과 ‘매스의 내면’을 중심으로 석·목·금속조각, 드로잉, 마케트 등 100여 점을 선보인다.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난 전국광은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성장했다. 할아버지의 주선으로 기념조각을 제작하던 먼 친척 박재소를 만나 일찍이 조각을 접했고, 대학에 가기 전부터 제작 기술을 익혔다. 이후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인 박석원, 1세대 여성 조각가 윤영자(1924~2016)의 작업 보조로 활동하며 조각가의 길을 굳혔다.

1967년 홍익대 조각과에 입학했을 때 이미 높은 기술적 완성도와 강렬한 열정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았으며, 국전과 공간미술대전 등에서 수차례 수상했다. 그는 생전 다섯 차례 개인전과 30여 회 그룹전에 참여하며 한국 조각사에 족적을 남겼다.

전국광의 조각은 돌과 브론즈가 지닌 물성과 부피를 넘어선다. 그는 조각의 무게감을 덜어내고, 전통 매체의 중압감을 드로잉에 가까운 선적이자 유기적·기하학적 구조로 치환해 새로운 조형성을 만들어냈다.

전시는 네 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쌓는 친구: 적(積)’에서는 형태를 쌓아올리며 변주를 꾀한 1970년대 대표작, ▲‘매스를 기리며: 매스의 비(碑)’에서는 제30회 국전 비구상부문 대상을 받은 작품을 통해 작업의 변곡점을, ▲‘허무는 친구: 적(積)의 적(敵)’에서는 매스의 제약을 허무며 전개한 ‘매스의 내면’ 연작을, ▲‘예술가의 목소리’에서는 글쓰기를 통한 또 다른 창작세계를 조명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작업실에 고요히 남아 있던 실험의 결과물을 꺼내어 한 예술가의 열정을 조명하는 이번 전시가 전국광에 대한 후속 연구를 촉발해 한국 현대조각사의 층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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