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 가득한 국산 캐릭터… 승객들은 “어, 슈야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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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라이선싱 빌드업’ 사업 활기
동대구역 카페 토끼 캐릭터로 꾸며, 승객들 발길 멈춰 카페서 ‘인증샷’
스토리웨이 편의점선 ‘힙덕’ 굿즈도
중소 IP와 유통 플랫폼 기업 연결… “중기 수익 보장하고 대기업과 상생”

지난달 23일부터 KTX 동대구역에 ‘슈야’ ‘토야’ 캐릭터 IP로 단장한 카페 ‘트리핀’. 정차역을 모티브로 카페 내외부가 꾸며져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지난달 23일부터 KTX 동대구역에 ‘슈야’ ‘토야’ 캐릭터 IP로 단장한 카페 ‘트리핀’. 정차역을 모티브로 카페 내외부가 꾸며져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지난달 24일 KTX 동대구역.

역사 내에서 코레일유통이 운영하는 카페 ‘트리핀’에 토끼 캐릭터 ‘슈야’와 ‘토야’가 등장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적지 않은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들이 눈에 띄자, 역을 오가던 승객들은 “어, 슈야다!”라고 반가워하며 인증샷을 찍었다.

이 카페는 슈야와 토야 캐릭터로 외벽을 꾸미고, 내부에도 다양한 캐릭터 굿즈를 비치했다. 캐릭터 모양으로 만들어진 디저트 메뉴도 손님들을 맞았다. 카페의 오픈 소식을 듣고 대구 지역 슈야 캐릭터 팬 50여 명도 카페를 찾아왔다. 대구 지역 특색을 살려 연고지 야구팀인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슈야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잇따랐다.

● 국산 캐릭터를 세계적 IP로

KTX 동대구역 카페 ‘트리핀’에서 판매하는 캐릭터 IP 인형.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이 테마 카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주관하는 ‘IP(지식재산권) 라이선싱 빌드업’ 사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한국도 일본의 헬로키티 같은 세계적 IP를 키워내자는 취지에서 2021년 시작된 사업이다.

콘진원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지닌 캐릭터 IP가 국내에도 많지만, 사업 초기에 인지도 확산 및 홍보·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대형 플랫폼사와 협업해 캐릭터를 홍보하고 플랫폼사는 중소기업의 IP를 활용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도록 돕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콘진원은 올해 초 공모를 통해 락앤락, 서울랜드 등 플랫폼사 4곳을 선정했다. 이후 플랫폼사와 연결할 4개 중소기업 IP 콘텐츠를 선정했다. 프로젝트마다 3000만∼5000만 원을 지원하고 IP를 활용해 시제품을 제작하는 한편 프로모션 및 전시를 하도록 지원했다. 플랫폼 기업은 공간을 제공하거나 홍보 마케팅 조직을 통해 프로모션을 도왔다.

슈야 캐릭터 IP를 보유한 케이비젼의 성화경 이사는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를 이번 사업을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팬들과 접촉하며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며 “특히 ‘지방에서도 팝업 카페를 열어 달라’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캐릭터로 기업 상생도 ‘윈윈’

코레일유통이 운영하는 편의점 스토리웨이에서 1일 출시한 ‘힙덕’ 우산.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또 다른 IP 라이선싱 빌드업 사업도 눈길을 끈다. 이달 1일부터 코레일유통이 운영하는 전국 스토리웨이 편의점에선 스튜디오더블유바바의 캐릭터 ‘힙덕(Hipduck)’과 협업한 우산 상품을 팔고 있다. 전국 단위 편의점에서 캐릭터 상품을 판매해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스토리웨이 편의점도 협업을 통해 매장 분위기가 밝아지는 등 효과가 작지 않다. 박봉훈 코레일유통 미래성장처장은 “캐릭터가 주는 친근하고 즐거운 느낌 덕분에 고객들이 카페에서 기념 촬영을 하거나 굿즈를 구매하는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콘진원과 코레일유통이 스토리웨이에서 선보인 ‘무더지와 흙덩이’ 캐릭터의 구강위생용품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 KOREA’ 공식 협찬물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기 수원역에서도 기존에 있던 카페를 캐릭터 ‘안녕 자두야’ IP를 활용해 꾸몄더니 반응이 뜨거웠다. 지난해 9월 탈바꿈한 뒤로 매출이 전월 대비 135%나 증가했다.

콘진원의 사업은 IP 라이선싱 생태계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실적으로 IP 라이선싱 시장에선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 콘텐츠 기업들이 로열티나 최소 수익 구조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플랫폼사가 중소기업에 상품 판매에 따라 적정 비용을 지불하고, 최소 수익 구조를 보장하도록 했다.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대형 기업도 대형 IP보다는 저렴한 중소 IP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이익이다. 콘진원 관계자는 “향후 중소기업 IP 콘텐츠를 더 적극 발굴하고 사업 규모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TX 동대구역#코레일유통#슈야 캐릭터#IP 라이선싱#캐릭터 굿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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