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지고 있지만, 국내 영화계 입장에서 한가위 연휴는 다시 찾아온 ‘여름 성수기’다. 7, 8월 확실한 흥행 성적을 거둔 작품을 내놓지 못했던 만큼, 평소보다 긴 휴일을 맞아 주요작들을 내놓으며 반전을 꾀하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추석 연휴는 반갑기 그지없다.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다보니 차일피일 미뤄뒀던 드라마 시리즈을 감상하기에 이만한 적기도 없기 때문이다. 황금연휴를 책임질 극장가 기대작과 OTT 작품들을 골라봤다.
● 할리우드 대작부터 추억의 만화까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극장가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1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으로, 납치된 딸을 구하려는 아빠의 추격전이란 ‘테이큰(Taken)스러운’ 소재를 차용했다. 하지만 성격은 다르다. 이민자 차별, 인종 갈등 등 동시대 미국에서 벌어지는 여러 묵직한 화두를 자연스레 녹여냈다. ‘펀치 드렁크 러브’ 등으로 세계 유명 국제영화제를 휩쓸었던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생애 첫 블록버스터. 자동차 추격 액션씬 등 오락영화로서도 완성도가 높다.
한국형 액션 코미디 ‘보스’ 3일 개봉하는 ‘보스’은 딱 명절 취향 영화다. 한국형 액션 코미디로,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렸다. 누구도 보스 자리를 원치 않는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조우진, 정경호, 박지환, 이규형, 황우슬혜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다수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 7일 개봉하는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는 4050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 이진주 작가의 원작 ‘달려라 하니’의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첫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달려라 하니’가 하니의 라이벌인 나애리와의 대결을 다뤘다면, 이번 애니메이션은 두 주인공이 팀을 이루는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작품성 높은 영화들도 눈길 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다. 지난달 24일 선보인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2일 기준 8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그저 사고였을 뿐’과 올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미러 넘버 3’(1일 개봉)은 1일 동시 개봉했다.
● 판타지 로맨스 VS 정통 사극 액션
‘다 이루어질지니’ OTT들은 연휴기간 시청자들의 눈을 붙잡기 위해 유명 작가, 연출자의 작품을 내세웠다.
최근 명절마다 화제작을 내놨던 넷플릭스는 올 추석엔 김은숙 작가의 ‘다 이루어질지니’에 집중하는 분위기. 김 작가의 히트작 ‘도깨비’와 유사한 판타지 로맨스 코미디로, 다양한 연령층에게 어필할 요소들이 많다.
사극 ‘탁류’ 디즈니플러스는 추창민 감독표 사극 ‘탁류’를 내놨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을 선보인 추 감독은 트렌디함보단 정통 연출에 강점이 있다. 이번에도 사극 액션물을 묵직하게 완성했다. ‘탁류’는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한강)을 둘러싸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각기 다른 꿈을 꿨던 이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달 26일 첫 공개 이후 탄탄한 서사와 볼거리로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해외 작품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1990년대 교정 학교를 배경으로 무너져가는 제도에 맞서는 교장 스티브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 ‘스티브’와 1950년대 스웨덴 최초의 여성 경찰들이 사회적 편견을 넘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뉴 포스’가 3일 공개된다. 미 텍사스주 오스틴 고등학교 교사들의 일과 사랑을 다룬 디즈니플러스 코미디 시리즈 ‘영어 선생님’ 시즌 2도 추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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