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는 열흘까지 이어지는 한가위 연휴가 한창이다. 이처럼 긴 연휴를 더 풍성하게 보내고 싶다면 극장 나들이만큼 좋은 선택은 없다.
영화도 좋지만 화려한 무대와 음악, 개성 넘치는 서사로 무장한 뮤지컬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가족과 함께 웃음을 나누는 코미디부터 내면의 성장을 섬세하게 탐구한 작품,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경쾌하게 녹여낸 창작극까지. 다채로운 무대가 추석의 여유를 더욱 특별하게 채워준다.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 유모 ‘다웃파이어’로 열연하고 있는 배우 황정민. 샘컴퍼니 제공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린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코미디다. 할리우드 배우 로빈 윌리엄스(1951~2014)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1993년)를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이혼 뒤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는 아빠 ‘다니엘’이 유모 ‘다웃파이어’로 변장해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배우 황정민이 다니엘 역을 맡았고, 여장을 찰떡같이 소화한 정상훈과 2022년 초연에서 호평을 받은 정성화가 함께 캐스팅돼 눈길을 끈다. 아빠와 할머니를 오가는 20여 차례의 ‘퀵 체인지’와 유쾌한 웃음, 가족애의 따뜻함까지 두루 갖춘 작품이다. 12월 7일까지.
4050 여성의 지지가 압도적인 스테디셀러 뮤지컬 ‘맘마미아’. 신시컴퍼니 제공스웨덴의 팝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맘마미아!’는 이달 25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결혼을 앞둔 딸 ‘소피’가 엄마 ‘도나’ 몰래 친아빠를 찾기 위해 나서는 여정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댄싱 퀸(Dancing Queen)’, ‘허니 허니(Honey, Honey)’ 등 22곡에 이르는 아바의 히트곡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엄마와 딸 사이의 애틋한 감정선이 극에 잘 드러나, 모녀 관객들이 함께 보면 좋을 듯하다.
전혀 다른 두 마녀의 우정을 그려낸 뮤지컬 ‘위키드’. 에스앤코 제공7월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선보이고 있는 ‘위키드’ 내한 공연은 명절 스트레스를 날려줄 만한 블록버스터급 뮤지컬. 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원작으로 초록 피부로 차별받던 엘파바와 모두에게 사랑받는 글린다가 마법학교에서 만나 갈등과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로도 유명해진 ‘파퓰러(Popular)’와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 등 인기 넘버를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 특히 엘파바의 공중 부양 같은 무대 특수효과는 뮤지컬만의 묘미를 더한다. 공연은 26일까지.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우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레드북’.발랄함을 넘어 몰입할 만한 서사를 원한다면 지난달 23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레드북’이 제격이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런던을 배경으로 사회적 편견에 맞서 글을 쓰는 여성 작가 안나의 이야기를 다룬다.
옥주현·아이비·민경아 등 뮤지컬계 톱클래스 여배우들이 안나로 분해 각기 다른 색깔의 무대를 선보인다. 성 역할과 사회적 규범 같은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재치 있고 직관적인 대사와 경쾌한 음악으로 풀어냈다. 12월 7일까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뮤지컬 ‘아몬드’. 라이브 제공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NOL 유니플렉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아몬드’는 손원평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무대로 옮겼다. 뇌 속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가 또래 ‘곤이’, 자유로운 소녀 ‘도라’와 만나며 변화해가는 성장기를 그린다. 청소년기의 분노와 상처, 타인과의 소통의 어려움을 섬세하게 풀어내지만 단순한 청소년극을 넘어 모든 세대가 공감할 만한 울림을 전한다. 12월 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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