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옛 대명리조트?”… ‘소노캄 경주’의 고품격 변신

  • 동아일보

소노캄 경주 야간 전경
소노캄 경주 야간 전경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소노캄 경주’에서 하룻밤 머물고 난 후 든 생각은 ‘아, 이젠 경주에 적어도 2박3일을 하러 와야겠구나’였다. 하루는 요즘 ‘핫’한 경주의 문화공간들을 다니고, 하루는 이 숙소에서 오롯이 쉬어야겠다고. 그러고 보니 잔잔한 보문호를 원 없이 바라보며 차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이 호텔 1층 카페 이름도 ‘오롯’이다.

소노캄 경주 다도세트
소노캄 경주 다도세트
객실의 첫인상도 신선했다. 가장 먼저 한국의 전통미를 구현한 툇마루. 침실이 따로 있지만, 툇마루에 침구를 펴면 4∼5인 가족도 넉넉하게 잘 수 있겠다 싶었다. 한국 차를 우려 마실 수 있는 전통 다기 세트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을 통해 세계인에게 알려진 공기놀이를 객실에 구비해 둔 디테일도 세심했다. 보문호의 벚꽃잎을 모티브로 한 ‘화양연화’와 경주의 맑은 바람과 달빛을 허브 블렌딩으로 표현한 ‘청충명월’ 차를 다기로 우려내고 있노라니 호텔 객실이 아니라 차실(茶室) 같았다.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은 1700억 원을 투입해 1년여 전면 리뉴얼을 거쳐 기존의 소노벨 경주를 5성급 프리미엄 리조트 ‘소노캄 경주’로 탈바꿈시켰다. 과거 대명리조트가 2006년 소노벨 경주로 바뀐 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또 다시 거듭났다. 지하 2층∼지상 12층, 9182평 규모로 418개 객실과 400명 이상 들어가는 연회 공간 등을 갖췄다.

소노캄 경주 웰니스 풀앤스파 실외
소노캄 경주 웰니스 풀앤스파 실외
단연 돋보이는 시설은 ‘웰니스 풀앤스파’다. 대명리조트 경주 시절부터 유명했던 약알칼리 온천수를 활용해 보문호수를 바라보는 야외 스파 수영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풀장의 설계가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이다. 경주의 동궁과 월지, 포석정 등을 재해석해 깊지 않은 따뜻한 물길이 굽이친다. 어르신들이 ‘아쿠아로빅’하듯, 이 물길을 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길 따라 걸으면 하나둘씩 나오는 프라이빗 카바나와 북유럽풍 건식 사우나는 진정한 쉼의 공간이다. 보문호수를 바라보는 프라이빗 카바나에 누우면 윤슬이 비치는 저 물은 호수인지 바다인지 싶다. 물놀이 공간 군데군데 놓인 커다란 돌들은 수영장을 물길로 해석한 수변공간의 조경이다. 수영장에 심어진 은목서의 단아한 향기가 고급스럽게 퍼졌다. 야외 공간에는 ‘심상의 기원’이라는 명상 공간도 있다. 이곳에도 물길이 흐른다. 혼자서 또는 단체로 명상이나 요가를 해도 좋고, 그저 앉아 가만히 머물러도 좋겠다.

소노캄 경주 로비라운지
소노캄 경주 로비라운지
이 호텔 12층에는 국내 최대 규모(569㎡·약 172평)의 정상급 숙소(프레지덴셜 스위트·PRS)가 마련돼 이번 APEC 기간 국빈과 수행원이 숙박하게 된다. 천장 높이 4m에 거실 전면이 통유리창이라 보문호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통 온돌 시스템을 적용했고, 전용 출입통로를 통해 프라이버시와 보안성을 높였다. 손선원 소노인터내셔널 홀딩스 상무는 “한식당과 객실, 유니폼 등 모든 요소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녹여내려고 했다”며 “이번 APEC을 통해 소노캄 브랜드를 전 세계에 각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뷔페 레스토랑 ‘담음’
뷔페 레스토랑 ‘담음’
경주로 온전한 쉼을 떠난다면 굳이 차량을 대여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서울역에서 2시간 KTX를 타고 경주역에 도착한 후 30분간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면 보문단지 내 소노캄 경주에 도착한다. 주요 유적은 경주 시티버스로도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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