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10억’에 뿔난 개미들, 與의원들에 문자 폭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4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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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카페에 민주당 지도부-진성준 휴대전화 번호 공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25.08.04 [서울=뉴시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하향하는 정부 세제 개편안을 향한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개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개인 휴대전화 번호까지 공유해 항의 연락까지 시도하고 있다. 여론이 악화하자 증권사들도 코스피가 당분간 조정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재테크 관련한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대주주 기준 하향에 찬성 목소리를 낸 진성준 의원 등의 휴대 전화번호가 공유되고 있다. 해당 글에는 “여론을 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것뿐”이라며 “일단 당 지도부,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제도 개편 특별위원회가 가장 중요하다”는 전략이 담기기도 했다. 표적이 된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3, 4일간 전화나 문자가 이미 너무 많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대주주 기준 하향을 반대하는 국회 국민청원에는 이날 오후 3시30분을 기준으로 12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주요 증권사에는 당분간 코스피에 조정 국면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코스피가 연일 상승하며 지난달 31일에는 연고점인 3288.26을 찍었는데 당분간은 주가가 주춤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여름 휴가철에 주가가 오르는 이른바 ‘써머 랠리’가 끝나는 시점에 조세개편안이라는 악재까지 터진 영향이다. IBK투자증권에서는 써머 랠리 이후 과거 평균 하락률을 고려할 때 연말에는 코스피가 2,960~3,060선까지 빠질 수 있다고 봤다한국투자증권은 8월 코스피 등락 범위를 3,000∼3,250로 연고점보다 낮게 제시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당사가 제시한 베스트 시나리오의 상단은 3,710이었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원안 수준으로 되돌리지 못할 경우 코스피 상단은 3,240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은 증시 제도 개선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우려 해소로 연결된다고 생각했다”며 “주가수익비율(PER) 확대와 지수 상승은 낙관론의 결과물이었는데 해당 재료에 의문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세제 개편안에 대한 세간의 우려가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WM혁신본부 상무는 “주가에 있어서 세제 개편안보다는 글로벌 경기가 더 중요하다”며 “주식 시장에 차익 실현 물량들이 있어서 그렇지 세제 개편안은 최근 주가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주에도 세제개편안 불확실성이 주중 변동성을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도 “이번 세제 개편안은 정부가 발표한 단계고, 9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기 전에 내용이 변경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마감 시황이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기관 순매수에 0.91% 오른 3147.75, 코스닥은 1.46% 오른 784.06, 원·달러 환율 16.2원 내린 1385.2원에 마감했다. 2025.8.4 (서울=뉴스1)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91% 상승한 3,147.75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은 3000억 원을 나홀로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317억 원, 832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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