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법안 통과 임박” 서학개미들, 美 코인기업 매수 행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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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통과후 서클 8300억원 순매수
코인베이스-로빈후드 등도 “사자”
비트코인 가격도 연일 고공행진
전문가 “단기간 지나친 과열 우려”

미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투자금이 미국 가상자산 기업에 몰리고 있다. 미국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이르면 15일(현지 시간) 스테이블코인을 규율하는 이른바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자 가상자산 업체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탓이다.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단기간에 지나치게 과열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서학개미 순매수 1위는 USCD 발행사 ‘서클’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 상원에서 지니어스 법안이 통과된 6월 17일 이후 7월 11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이었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은 서클 주식 5억9840만 달러(약 83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서클은 미국의 달러와 1 대 1로 연동해 변동성이 적은 가상자산인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다. 스테이블코인 1위 업체인 테더가 비상장사인 데다 중국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2위 업체인 서클로 자금이 몰리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4위(1억8618만 달러)는 코인베이스, 11위(5961만 달러)는 로빈후드였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1위의 가상자산 거래 업체이고, 로빈후드는 매매수수료 없이 주식이나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어 미국 젊은층 사이에 인기가 많다.

지니어스 법안이 미 하원을 통과하면 가상자산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14∼18일(현지 시간) 가상자산 관련 법안들을 집중 처리하기로 했다. 하원은 이르면 15일 본회의를 열고 지니어스 법안 처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상원에서 찬성 68명, 반대 30명으로 초당적 지지를 받으며 해당 법안이 통과했기 때문에 하원에서도 큰 변수가 없다면 지니어스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을 완료하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운영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지니어스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한 뒤 지금까지 서클의 주가는 24%, 코인베이스는 47%, 로빈후드는 28%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 과열되는 가상자산 시장에 경고 목소리도

스테이블코인 업계의 주가가 들썩하자 비트코인이나 국내 가상자산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업체 바이낸스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 기준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은 약 11만7800달러에 거래됐다. 11일(현지 시간) 11만800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찍은 뒤 잠시 숨 고르기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가상자산 업계에 투자금이 쏠리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규제 정책에 대한 뚜렷한 로드맵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한 기대 심리로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이나 페이팔같이 규모가 큰 업체들이 스테이블코인 업계에 새롭게 뛰어들면 기존 강자인 서클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 가상자산 업체나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해 자금이 쏠리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더군다나 기축통화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수요가 많지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정비해야 할 부분이 많기에 ‘묻지 마식’의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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