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에도 AI 경쟁… 오픈AI, 美 국방부와 첨단 도구 제공 계약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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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군사분야 협업 급속 확산
팔란티어-MS-메타 잇달아 나서
英, AI 기반 전투원 양성 구상
“국방분야, 해외 빅테크 종속 안돼”… 국내서도 AI 주권 목소리 커져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마이크로소프트(MS), 팔란티어 등 미국 빅테크들과 군사 기술을 개발해 온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이번에는 오픈AI가 미국 국방부에 인공지능(AI) 도구를 제공하는 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AI 기술이 현대전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자 국내에서도 해외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AI 강군’을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국방부는 챗GPT 개발사 오픈AI로부터 AI 도구를 제공받는 2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계약으로 오픈AI는 전투 및 기관 분야에서 중요한 국가 안보 과제 해결을 위한 최첨단 AI 시제품을 개발하게 된다”고 밝혔다.

● 빅테크-軍 공동 개발 확대… 앞다퉈 AI 군비 경쟁

과거엔 금기시됐던 미국 빅테크와 군대 간 협업은 최근 빠른 속도로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 AI기업 팔란티어가 대표적이다. 방산 분야에서 몸값이 높아진 팔란티어는 미 육군과 10억 달러 규모의 AI 및 데이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MS는 자사의 주력 AI 챗봇인 ‘코파일럿’을 국방부가 사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버전을 개발 중이며, 메타도 미국 방산업체 안두릴과 군용 장비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최근엔 팔란티어, 메타, 오픈AI의 고위급 임원들이 미국 육군에 임관해 AI 기술 도입을 이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받기도 했다.

영국은 최근 ‘전략 방위 재검토’를 발표하고 영국군을 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투원(Digital Warfighter)’으로 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10억 파운드 규모의 ‘디지털 타기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정밀 타격 및 감시기술을 고도화해 전투력을 10배 향상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중국에선 최근 시안이공대 컴퓨터공학과 푸얀팡 교수 연구팀이 딥시크로 구축한 가상전쟁 수행 시스템을 통해 48초 만에 1만 개의 전쟁 시나리오를 생성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영어 매체인 PLA데일리는 지난달 논평에서 “AI를 통해 현대전 역량을 크게 증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안보 분야 해외 빅테크 종속 안 돼”

국내 AI업계에서는 AI 강군의 핵심은 국방용 AI의 자체 개발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의 첫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된 하정우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공동대표는 수석 임명 전인 4일 본보에 “국방 AI 대전환은 AI 시대 국방력의 핵심”이라며 “한국군을 AI 강군이 될 수 있도록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포함한 국방 전용 클라우드로 민관군이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방 분야가 해외 AI 모델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을 지낸 오상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단장은 “소버린(sovereign·주권) AI가 가장 필요한 영역은 바로 국가 자주권과 직결된 분야”라며 “국방 치안 행정 분야에서 해외 AI 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심각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AI·계산과학실장은 “미국과 중국이 자국의 오픈소스 AI 모델이 타국의 무기가 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며 “(공공 영역에서는) 외산 AI가 아예 없다고 생각하고 우리만의 자체 AI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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