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지능형 폐쇄회로(CC)TV가 주차된 차량 옆의 특이 상황(연기)을 감지해 차 소유주에게 경고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이 기술은 지난달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성능 시험 인증을 통과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능형 폐쇄회로(CC)TV 성능을 인정받는 등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SW)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진화하는 대전환기에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사용자들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해야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는 지난달 17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지능형 CCTV 성능시험 인증(배회, 침입, 쓰러짐)을 획득했다고 3일 밝혔다. 지능형 CCTV는 AI 기반 영상을 분석해 화재, 기물 파손, 무단 침입 등 이상 상황을 신속하게 감지하는 첨단 기술이다. KISA 성능 인증은 90점 이상 획득해야 3년간 유효한 인증서를 발급받는 까다로운 검증 과정이다. 현대차는 이번 인증으로 주차된 차량 주변에서 특이 사항이 발생하면 이를 소유주에게 문자로 알려주는 서비스 등을 상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능형 CCTV를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AI·소프트웨어 기술력 강화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전략과 직결된다. 이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 기술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0년부터 완전 자율주행 (FSD·Full Self-Driving) 베타 서비스를 운영해 온 테슬라는 지난달 텍사스 오스틴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BMW는 연말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노이어 클라세’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4대의 고성능 컴퓨터를 탑재해 기존 대비 SW 처리 속도를 20배 향상시킨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으로 새로운 차량 통합 운영 체제를 개발해 올해 신차부터 적용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자동차 AI 시장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 앤드 마켓에 따르면 자동차 AI 시장은 2024년 48억 달러(약 6조5300억 원)에서 2034년 1864억 달러로 연평균 42.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2022년 현대차그룹도 향후 2030년까지 현대차와 기아를 합쳐 총 18조 원을 소프트웨어 경쟁력 향상에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AI 기술로는 개인화 비서 ‘글레오(Gleo) AI’와 자율주행 ‘아트리아(Atria) AI’가 있다. 글레오 AI는 운전자의 취향과 습관을 학습해 개인 맞춤형 차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아트리아 AI는 자율주행을 담당하는 AI로, 현재 초당 200조 번의 연산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30년까지 성능을 현재의 4배인 초당 800조 번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SDV 회사 전환을 위해 연구개발(R&D) 조직도 개편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능형 CCTV를 현대차그룹의 로봇과 연동해 실시간 상황 대응이 가능한 기술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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