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 의료용 AI 모델 공개
개인 맞춤형 치료-신약 개발 활용
LG AI연구원은 9일 의료용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패스(EXAONE Path) 2.0’을 공개했다. 지난해 8월 선보인 1.0 모델보다 고품질 데이터를 학습해 보다 정밀하게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다. 앞으로 개인 맞춤형 치료와 신약 개발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엑사원 패스 1.0 모델은 진단 과정에서 촬영한 전체 이미지를 수천 조각으로 쪼갠 ‘패치’ 단위로 분석했다. 이 경우 특정 세포나 조직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2.0 모델은 전체 이미지까지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SI)라 불리는 이 데이터는 방대한 양의 세포와 조직 구조 정보를 담고 있어 예측 정확도가 올라갔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패스 2.0으로 폐암, 직장암, 대장암 등 주요 암의 변이 예측을 한 결과 정확도가 78.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LG가 주요 벤치마크를 토대로 비교한 결과, 미국 하버드대 의대(75.5%)나 마이크로소프트(70.7%)에서 만든 AI 모델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패스 2.0이 고품질 데이터 1만 장 이상을 학습해 값비싼 유전체 검사 없이 이미지 분석만으로도 유전자 변이를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민 LG AI연구원 AI비즈니스팀 리더는 “엑사원 패스 2.0을 활용하면 2주 이상 걸리는 유전자 검사 소요 시간을 1분 이내로 단축해 암 환자의 치료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사나 제약사가 어떤 유전자에서 변이가 발생했는지 빠르게 확인해 여기에 맞는 표적 치료제를 찾아낼 수 있다.
LG AI연구원은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의 황태현 교수 연구팀과 함께 엑사원 패스 2.0 모델을 기반으로 한 의료용 AI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질병 조기 진단과 개인 유전자에 맞는 치료법 개발, 치료 효과 예측 고도화 등 AI를 통한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 시대를 여는 것이 목표다.
황 교수는 “우리가 개발하는 AI 플랫폼이 실제 환자 진료 및 치료에 도움이 되고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