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 2025’에서 데이터센터 열 관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를 선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 연안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의 첨단산업단지 ‘옥사곤’에 들어설 1.5GW급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LG전자 냉각 솔루션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달 초 사우디 리야드에서 데이터 인프라 기업 데이터볼트, 전자 유통 기업 셰이커그룹, 전력사 아쿠아파워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공급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데이터볼트는 중동 최대 규모의 ‘넷제로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우즈베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도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월드 2025’에서 소개한 데이터센터 내 GPU·CPU 칩의 열을 냉각시키는 액체냉각 솔루션 중 하나인 냉각수 분배 장치(CDU).업계에서는 해당 프로젝트의 냉각 솔루션 사업 규모가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며, LG전자는 이번 협약을 교두보로 삼아 사업 기회를 더욱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는 “AI 후방산업인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에서 LG전자가 앞선 기술력을 기반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며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칠러뿐 아니라 종합 냉각 솔루션까지 공급하게 되면 사업 규모가 조 단위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니 이어 미국에서도 수주… 수준급 레퍼런스 쌓으며 사업 가속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가운데)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전자 유통 기업 셰이커그룹 압둘라 아부나얀 회장(왼쪽), 전력회사 아쿠아파워 무함마드 아부나얀 회장과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 공급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LG전자는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시장인 미국과 인도네시아, 중동 등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제품 기술력과 설계부터 생산, 운영 전 과정에 걸친 맞춤형 대응 역량을 인정받으며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에 수백억 원 규모의 공랭식 프리쿨링 칠러 공급을 확정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을 포함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미국 시장에서 AI 후방산업의 주도권 확보에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현지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에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와 공기조화기(AHU·Air Handling Unit)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자카르타 프로젝트에는 ‘원(One) LG’ 모델이 처음 적용됐다. LG CNS의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Design, Build, Operation) 역량,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 LG전자의 냉난방공조(HVAC) 경쟁력을 결합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입증했다.
핵심 기술력과 현지 최적화 R&D로 글로벌 시장 공략
43개 국가, 65개 지역에서 냉난방공조(HVAC)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LG HVAC 아카데미’. - 코어테크 기술력에 최고 에너지 효율 더해 글로벌 신뢰 확보
LG전자가 글로벌 수주를 잇달아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핵심 원천 기술인 ‘코어테크(CoreTech)’가 있다. LG전자는 압축기, 모터, 인버터, 열교환기 등 필수 부품을 자체 개발하며 최고 수준의 신뢰성과 효율을 확보했다.
대표 제품인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는 자기 베어링 기술을 적용해 마찰 손실과 소음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다. 또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고발열 부품을 직접 냉각하는 액체냉각 솔루션, 인버터 기반 펌프 제어 기술을 활용한 냉각수 분배 장치(CDU·Coolant Distribution Unit)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는 실제 환경과 동일한 조건에서 검증할 수 있는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 상용화도 앞두고 있다.
LG전자가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컨설턴트를 국내로 초청해 ‘LG HVAC 리더스 서밋 2025’를 개최했다. 컨설턴트들이 LG사이언스파크에 설치된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살펴보고 있다. - 현지 맞춤형 제품과 기술 연구개발로 경쟁력 강화
LG전자는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맞춤형 제품과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7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부산대, 킹사우드대, 셰이커그룹과 협력해 고온 건조한 사막과 고온 다습한 열대 등 이른바 ‘혹서지’ 환경에 최적화된 HVAC 기술 공동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 알래스카, 노르웨이 오슬로, 중국 하얼빈 등 한랭 지역에 히트펌프 연구 컨소시엄을 구축했으며, 북미·유럽·인도 주요 시장에는 에어솔루션 연구소를 설립해 현지 수요에 맞는 기술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 또한 최근 약 500억 원을 투자해 국립창원대에 ‘LG전자 HVAC 연구센터’를 설립해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생산부터 판매, 설치, 유지 보수까지 전 과정을 현지에서 처리하는 ‘현지 완결형’ 사업 구조도 마련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