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한 곳의 자율주행 누적운행 데이터가 한국 전체 기업의 1200배를 넘어설 만큼 한국이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 성능을 좌우하는 데이터 양에서부터 밀리며 ‘자동차 강국’ 한국이 미래차 시장에선 주도권을 잃게 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14일 테슬라에 따르면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FSD(Full Self-Driving)의 글로벌 누적 주행거리는 최근 100억 마일(약 160억 km)을 돌파했다. 지구와 태양 사이를 50번 넘게 오가고, 지구를 40만 번 돌 거리다. 국내에도 지난해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안전기준 면제 조항에 힘입어 FSD가 상륙해 도심을 달리며 데이터를 쌓고 있다. 구글 웨이모와 중국 바이두도 각각 3억 km 이상의 누적 운행거리를 이미 확보했다.
반면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추산 기준 한국 기업 전체의 누적 주행거리는 약 1306만 km, 지구를 326바퀴 도는 수준에 그친다. 미국이 자본과 혁신을, 중국이 국가적 지원을 앞세우는 사이 한국은 각종 낡은 규제와 영상 수집을 가로막는 법적 한계, 투자 부재까지 겹치며 뒤처진 것이다.
정부도 올해 광주광역시를 첫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지정하고 하반기(7∼12월) 자율주행차 200대를 투입해 대규모 데이터 확보에 나서기로 하는 등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자본과 기술의 벽을 단기간에 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래 차의 승부처로 떠오른 자율주행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국가적 총력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실증지역을 확산하고 데이터 확보에 국가적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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