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안정되며 작년 부진 씻어
주요국 대비 상승세 두드러져
“작년 낙폭과대 따른 자율반등”
지난해 부진했던 한국 증시가 올해 들어선 5%가량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연속 ‘팔자’였던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영향이다. 1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은 10일 2,515.78로 장을 마치며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2,399.49) 대비 4.8% 올랐다. 코스닥은 지난해 12월 30일 678.19에서 10일 717.89로 5.9% 뛰었다.
같은 기간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도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유럽 17개 국가 증시를 종합한 유로스톡스600지수는 1.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20% 넘게 상승한 일본 닛케이225는 1.75% 하락했고, 2년간 초강세였던 미국 나스닥(―0.8%), S&P500(―0.9%)도 올해 들어선 각종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우며 약보합세다.
올해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 중 하나로 지난해 12월 대비 안정화된 환율이 거론된다. 지난해 12월 30일 원-달러 환율은 1472.5원까지 치솟았으나 올해 들어선 1460원대에 머물며 비교적 안정된 움직임을 보였다. 파운드, 엔 등의 통화가 올해도 약세 흐름을 이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글로벌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우려도 저평가된 한국 증시로의 투자 자금 유입을 부추겼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내내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올해 들어서 코스피에서 1조5486억 원을 순매수하며 증시를 견인했다.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9611억 원)와 삼성전자(2373억 원)를 집중 매수했다.
다만 본격적인 상승 전환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코스피의 강한 상승세는 추세적인 상승보다는 낙폭과대에 따른 자율반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며 “반도체 기업 등의 실적 저조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올해 증시의 향후 움직임은 금리 및 원-달러 환율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의 수혜 여부 등의 영향에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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