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회장-IBK기업은행장 신년사로 살펴본 ‘2025년 경영 전략’
KB, 본부 효율화하고 대면 채널 개선
신한, 관리 감독 강화… 윤리 의식 증진
하나, 2027년 총주주환원율 50% 목표
우리, 위험 관리 능력 키워 선제 대응
IBK, 올해 중기-소상공인에 37조 지원
국내 금융그룹 회장들은 올해 대내외적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불거진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안으로는 고객 신뢰를 높이고 밖으로는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내 정치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국내외 경기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기의식이 발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각 금융그룹은 고객들의 신뢰 향상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동원해서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혹시 모를 돌발 변수나 잠재 위험 등 예상치 못한 위험 요인에 대처할 수 있는 위험관리 역량을 기르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발맞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조직을 효율화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금융그룹과 은행 등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된 만큼 구체화한 상생 방안을 내놓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근 내수경기 부진으로 인한 위기 대응을 위해 소상공인 지원을 약속했고 저출생 고령화에 따른 돌봄 사업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그룹 회장들과 IBK기업은행장이 새해를 맞아 밝힌 2025년 경영 전략을 들어봤다.
대내외 위기 상황에 ‘내부통제 강화’ 한목소리
지난해부터 국내 경제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제 주체들이 위축되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은 고도의 ‘위험관리’를 통해 고객 신뢰를 높이고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를 ‘혼돈’과 ‘격변’의 한 해로 예상하면서 고객이 안심하고 KB를 믿고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데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대내외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 요소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키실 수 있도록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고객 중심의 일류(一流) 신한’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구성원 각자가 책임을 다하며 훌륭한 조직으로 도약할 것을 강조했다. 진 회장은 “올해 첫 번째 전략 방향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이라며 “관리 감독·평가·모니터링 전반을 꼼꼼히 살피고 임직원의 윤리의식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올 한 해 동안 비상 경영 체제로 운영하면서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강한 대응력을 유지하겠다”며 “내부통제 체계를 근원적으로 혁신하고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반듯한 금융’을 정착해서 고객 신뢰를 유지하고 확보하겠다”며 “금융사고 제로(0)화를 위해 내부통제와 의식 개선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밸류업 동참 통해 주주가치 제고
국내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 증가로 인해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 경쟁력 강화와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을 통해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분명하게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하나금융그룹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집하면서 책임 경영 실천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나타냈다.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함 회장은 “밸류업 계획에 대한 실행력을 강화하고 주주들과의 소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하나금융그룹이 금융주 밸류업의 대표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임종룡 회장도 “기업금융, 자본시장, 글로벌, WM 등 핵심 사업 분야는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내실 있는 체질 개선을 통해 지금보다 한층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밝힌 주주, 시장과의 약속도 정교한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 관리를 통해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양종희 회장은 “과거와 달리 고객수익률을 비롯한 순고객추천지수(NPS),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모든 것이 정확한 데이터와 성과로 증명돼야 한다”며 “조직 효율화를 위해 본부 조직을 슬림화하고 대면 채널 혁신을 통해서 KB의 체력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사회 이슈 해결 동참
국내 금융그룹들은 경기 부진으로 인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등의 경영 위기 극복이나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 자금 공급을 통해 자금난 해소에 앞장서겠다”며 “소상공인의 위기 극복을 위해 자체적인 종합 지원 체계를 발전시켜 정부의 정책을 충실히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지방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22조 원, 영세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15조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 지원책을 내놨다.
진옥동 회장은 “‘기업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높이고 금융을 통한 사회적 이슈 해결에 앞장서겠다”며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저출산 문제에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고 청년세대 지원에도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함영주 회장도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민감 금융지원에 소홀하지 않았고 개인사업자나 위기 징후의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상생 프로그램을 지속하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하나금융그룹이 우리 사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나의 진심은 올 한 해도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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