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오르는 K-뷰티…작년 성사된 M&A 2조4000억원 규모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2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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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그룹 (AP 뉴시스)
로레알그룹 (AP 뉴시스)
K-뷰티가 세계적으로 각광받기 전, 프랑스의 ‘뷰티 공룡’ 로레알그룹이 제품을 다양화 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일본의 뷰티 업체 슈에무라(2004년)와 타카미(2021년) 인수였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로레알은 한국 뷰티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로레알은 2018년 한국 색조 브랜드 3CE를 약 6000억 원에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스킨케어에 강점이 있는 ‘고운세상코스메틱(닥터지)’를 약 2550억 원에 인수했다.

알렉시 페라키스-발라 로레알그룹 컨슈머 코스메틱 사업부 글로벌 대표는 지난해 12월 닥터지 인수 사실을 알리면서 “닥터지는 로레알 컨슈머 코스메틱 사업부의 기존 스킨케어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보완한다”고 했다. 사무엘 뒤 리테일 로레알코리아 대표는 “한국 뷰티 생태계에 대한 로레알의 참여가 더욱 강화되고 K-뷰티의 영향력을 전 세계에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K-뷰티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 K-뷰티 인수합병(M&A) 건수는 17건으로 최근 10년 간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M&A 자문사 MMP의 최근 10년 간 화장품 산업 M&A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기업 M&A 건수는 17건이었으며 금액은 2조4061억 원이었다.

글로벌 뷰티 기업 뿐 아니라 돈 냄새를 맡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들도 K-뷰티의 성장세에 베팅하며 인수전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 특화된 프랑스 PEF 아키메드는 지난해 9116억 원에 미용 의료 기기 제조사인 ‘제이시스메디칼’을 인수했다. 아키메드의 운용 자산은 약 80억 유로(약 11조9000억 원)에 달하는 헬스케어 분야의 ‘큰 손’으로, 미국의 신경질환 의료기기 업체 나투스 메디컬 등을 투자사로 두고 있다.

모건스탠리PE도 지난해 메디필, 더마메종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킨이데아를 인수했다. 이들 PEF는 투자 대상 기업의 가치를 높여 재매각해 수익을 내는 걸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들의 M&A 참여는 향후 K-뷰티 기업의 몸값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티르티르
‘한국의 로레알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국내 뷰티 기업 구다이글로벌도 지난해 K-뷰티 M&A의 선봉에 섰다. 선크림 분야 아마존 1위를 차지한 ‘조선미녀’를 보유한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티르티르(4월), 라카코스메틱(6월), 크레이버코퍼레이션(8월)을 잇달아 인수했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최근엔 제약, 주류 회사들까지 K-뷰티를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며 인수전에 가세했다. 동국제약은 마데카 크림을 함유한 기초 케어제품을 생산하며 성장해 왔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306억 원에 리봄화장품을 인수했다. 리봄화장품은 26개국에 34개의 해외 거래처를 보유하고 있다.

비앤비코리아
비앤비코리아
하이트진로 관계사인 진백글로벌도 지난해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업체인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뷰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이트진로는 비앤비코리아 인수에 대해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사업을 물색하던 도중 K-뷰티 시장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K-뷰티 M&A 시장은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많다. 뷰티와 M&A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각이 거론되고 있는 회사들은 △달바글로벌 △피코스텍 △아로마티카 △엔코스 △클래시스 △화성코스메틱 △지디케이화장품 등이다. 이즈앤트리와 서린컴퍼니, 마녀공장 등은 M&A 계약이 진행 중이다.

#M&A#화장품 산업#K-뷰티#로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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