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공장 기술직 대상 직원 선발
올해 준공, 내년 1분기 양산 계획
“경쟁사 주저할 때가 기회 될 수도”
현대자동차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울산 전기차(EV) 신공장 건설을 내년 가동 목표에 맞춰 계획대로 추진한다. 독일과 미국 완성차 브랜드들이 전기차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위기 국면을 정면 돌파해 전동화 선두로 치고 나갈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울산 EV 신공장의 가동 준비를 위해 18일부터 20일까지 전환 배치 희망자를 모집한다. 울산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술직을 대상으로 EV 설비 관리, 생산 관리, 품질 관리 등 다양한 직군에서 선발한다. 선발된 인원은 다음 달 19일 인사 발령을 통해 배치될 예정이다.
이들은 EV 제작 기술 교육을 받는 동시에 생산 장비를 시험 운전하며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일종의 ‘선발대’로 투입하는 것”이라며 “이번 전환 배치는 기존 건설 계획 일정대로 진행된 것으로 (캐즘에도) 차질 없이 건설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2023년 11월 기공식을 열었던 울산 EV 신공장은 건설에 약 2조 원이 투입돼 국내 최대 규모(총면적 54만8000㎡)의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지어지는 현대차 ‘EV 마더팩토리’(핵심 생산시설)다. 첫 생산 모델은 제네시스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현대차는 올해 공장을 준공한 뒤 내년 1분기(1∼3월)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런 현대차의 행보는 전기차 투자 축소에 나선 해외 완성차 브랜드의 전략과 상반된다. 아우디는 벨기에 브뤼셀 공장에서 생산하던 전기차 ‘Q8 e-트론’의 수요 감소를 이유로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미국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가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으로 추진하던 미시간주 랜싱의 배터리 공장 합작 프로젝트에서 철수하며 보수적인 전략으로 선회한 상황이다.
지난해 8월 현대차는 울산 EV 신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20만 대에서 25만 대로 확대했다. 올해 대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 9’의 출시도 예정대로 강행했다. 2030년까지 EV 모델을 21종으로 늘려 연간 200만 대의 전기차 판매량을 달성하겠다는 전기차 전환 계획을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전기차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보면 경쟁사들이 주저하는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현대차는 전기차 투자를 지속하는 동시에 신차 가격 할인을 통해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면서 유럽 등에서 판로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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