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 울산 6.6%, 강원 5.3% ↓
실업률, 광주-전남-제주 등 올라
길어지는 내수 부진에 지난해 모든 시도에서 소비가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소비가 뒷걸음질한 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울산은 6% 넘게 소비가 급감하고 광주는 실업률이 오르는 등 서울이 아닌 지방의 경기 한파가 특히 혹독했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연간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국에서 1년 전보다 2.2%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17개 시도 모두에서 소매판매가 마이너스(―)였다. 이는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가계 지갑이 가장 굳게 닫힌 곳은 울산(―6.6%)이었다. 경기(―5.7%), 강원(―5.3%) 지역 상권도 침체되긴 마찬가지였다. 같은 기간 경북, 전북, 대전, 경남, 광주 등에서도 소비가 전년 대비 2∼3%대 줄었다. 이들 8개 지역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소비가 쪼그라들었다. 서울의 소비는 1년 전보다 4.4% 감소했는데, 전년 대비 감소 폭은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과 지난해에 이어 역대 3번째다.
업태별로 보면 전문소매점(―3.4%), 승용차 연료소매점(―4.1%), 슈퍼마켓 잡화점(―5.9%) 등을 중심으로 판매가 줄었다. 누적된 고물가·고금리에 가계 여윳돈이 줄어든 데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지난해 말 소비 심리가 한층 더 얼어붙은 결과로 풀이된다.
서비스 업종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인천, 제주, 서울 등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1.4% 늘었다. 운수·창고, 금융·보험 분야에서 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세종, 경남, 전북은 부동산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업 생산이 1년 전보다 줄었다.
고용 한파 역시 서울이 아닌 지방에 집중됐다. 대구, 대전, 전남에선 고용률이 1%포인트대 안팎 떨어졌다. 전국 기준으로는 고용률이 0.1%포인트 올랐는데, 서울이 가장 큰 폭(0.6%포인트)으로 상승했다. 실업률은 광주, 전남, 제주 등 9개 시도에서 전년보다 올랐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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