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중심으로 수주하고 재무 건전성 탄탄하게… “경기 침체에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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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한국건설] DL이앤씨

DL이앤씨가 지난해 싱가포르 주롱섬에 건설한 카리플렉스 의료용 라텍스 공장 전경.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가 지난해 싱가포르 주롱섬에 건설한 카리플렉스 의료용 라텍스 공장 전경. DL이앤씨 제공
계속되는 불경기 속에서도 지난해 실적 방어에 성공한 DL이앤씨의 사업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원가율 안정화와 함께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어려운 업황에도 ‘선별 수주 전략’으로 실적 회복세

DL이앤씨는 견고한 성장 흐름을 유지하며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매출 8조3184억 원, 영업이익 2709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분기 이후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 분기보다 27%, 영업이익은 13% 증가했다.

실적 개선의 비결은 DL이앤씨의 탁월한 원가관리와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이다. 각종 원자잿값이 큰 폭으로 뛰었음에도 지난해 DL이앤씨 원가율은 88.5%를 기록했다. 특히 원자잿값 상승이 시작된 2021∼2022년 착공한 주택 현장들이 준공되면서 올해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DL이앤씨는 올해도 고수익 위주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토목 사업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잘 아는 시장과 교량·댐 등 잘하는 공사 분야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한다. 진입 장벽이 높은 기술형 입찰 사업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플랜트 사업의 경우 지난해 34%였던 매출 비중을 올해 44%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부가가치 영역인 FEED(기본설계)부터 EPC(설계·조달·시공)로 이어지는 ‘FEED to EPC’ 전략을 추진하며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주택 사업도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주요 입지의 도시정비사업과 리스크가 적은 공공사업 수주를 추진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올해 수주 목표치로 13조2000억 원을 발표했다. 지난해 실적인 9조4805억 원보다 39%나 증가한 수치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는 각각 7조8000억 원과 5200억 원으로 잡았다.

“현금흐름을 의사결정 지표로 삼아야”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신년사에서 “올해 사업을 추진할 때 ‘현금흐름’을 의사결정 지표로 삼고 모든 자금에 대해 철저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업 위기는 현금 유동성 악화로부터 시작된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DL이앤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711억 원 규모다.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만 9940억 원이다. 회사의 지불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155.8%이고 부채비율은 100.4%다. 투자금 회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설업 특성을 고려하면 부채비율 100∼150%는 안정적으로 평가한다.

DL이앤씨는 건설업 불황과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모든 사업의 리스크를 재점검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국내 경기 침체와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가는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한 재무 기초 체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MR, CCUS 사업 투자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과 탄소중립 핵심 기술인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 친환경 사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된다.

DL이앤씨는 특히 SMR 전문 설계 업체인 엑스에너지와 손잡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23년에는 엑스에너지에 2000만 달러(약 3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했다. 이를 통해 엑스에너지가 개발 중인 4세대 SMR 모델 ‘Xe-100’에 대한 표준화 설계를 공동 수행하고 원가절감과 공기 단축을 위한 모듈화 설계 등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CCUS 관련 기술 및 사업 개발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DL그룹은 캐나다의 비료 업체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와 친환경 비료 공장의 설계와 기술 라이선싱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북미 블루 암모니아 시장에 진출하는 첫 발판을 마련했다. DL이앤씨는 기본설계를 맡으며 CCUS 기술 전문 자회사 카본코는 CCUS 기술에 대해 라이선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위기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 체질을 갖췄다”며 “올해도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 위주로 수주를 이어간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중장기적 신사업 발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기업#한국#DL이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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