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에너지 가격 인하에 초점… 韓기업에 위기이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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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
美 전력망 노후화-AI 전력 수요 급증… 화석연료 활용해 인플레 억제 의도
소형모듈원전-태양광 등 수요 여전
셰일가스 개발-SMR 위탁생산 등… 민관 소통 유리한 상황 이끌어내야

“친환경 에너지와 전통 에너지 모두 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험 요소가 많지만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유원석 PwC컨설팅 전무)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2025 동아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가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올해 10회를 맞이한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민관 전문가들이 모여 ‘다시 돌아온 트럼프 시대, 한국 에너지 산업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제언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에너지정책이 한국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2.0 에너지정책, 위기와 기회 공존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다시 돌아온 트럼프 시대, 한국 에너지 산업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2025 동아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김흥종 고려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다시 돌아온 트럼프 시대, 한국 에너지 산업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2025 동아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김흥종 고려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조강연을 맡은 김흥종 고려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배경, 전망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 목표로 △에너지 가격 하락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 △에너지 독립 및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의 영향력 증대를 꼽았다. 김 교수는 “트럼프 정부는 바이든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해 에너지 가격을 높였다고 본다”며 “화석연료로 회귀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제강연을 이어간 유원석 PwC컨설팅 전무는 미국의 새로운 에너지 정책으로 국내 업체들이 위협을 받겠지만 동시에 기회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유 전무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소형모듈원전(SMR) 수요는 이어질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탄소포집저장(CCS)을 적극 옹호하고 있다. 태양광은 보조금 축소 등 기대수익 하락 요소가 있지만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유 전무는 “민관이 소통해 국내 기업에 유리한 상황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은 정책 발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전력 때문이 아닐까 본다”며 “전력 확보가 트럼프 행정부의 도전”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전력망이 노후화된 반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따라 전력 수요 역시 급증했다는 것이다.

● 트럼프 2기 미국 시장 공략 나선 기업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추진에서 기회를 노리는 있는 한국 기업들의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 E&S는 미국 대형 에너지기업 콘티넨털리소시스와 함께 개발한 미국 오클라호마주 셰일가스전 사례를 소개했다. 유가의 영향을 받는 중동산 가스와 달리 미국 셰일가스는 별도 기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SK이노베이션은 선제적으로 미국 셰일가스 개발에 참여해 유가가 급증해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전종영 SK이노베이션 E&S 법인장은 “미국 에너지 정책에 따라 LNG 시장 규모 확대가 예상되지만 관세 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어 시황 변화에 유연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분야의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이 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대만 TSMC가 여러 반도체 설계 기업의 의뢰를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듯 그동안의 원전 건설 기술에 기반해 SMR 주문제작에 나서겠다는 것. SMR은 기존 대형 원자로와 달리 큰 부지를 필요로 하지 않고 설치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필요한 전력량에 맞는 설치가 가능해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전력원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종우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SMR 파운드리로 가기 위한 역량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신기술 공정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 등과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축적된 그리드(초고압 송배전망) 개발 및 운영 역량을 활용해 미국 765kV 그리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765kV 송전망은 일반적인 345kV 대비 송전용량이 높고 송전 손실이 적으며 부지 사용 효율이 높다. 미국은 전력 인프라의 70%가 25년 이상 운영되며 설비 노후화가 심각해 인프라 개선 수요가 많다. 전찬혁 한국전력공사 해외사업개발단장은 “한국전력은 국내외 송배전 기자재 회사와 네트워크를 형성 중”이라며 “미국 사업 확장에 대비해 법인 또는 신규 지사 설립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트럼프 2기 행정부#에너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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