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직격탄 맞은 ‘경제 허리’…“40대, 밀려나면 갈 곳 없다”

  • 뉴스1

코멘트

작년 3분기 40대 신규 일자리, 7.8% 감소한 98만개 ‘역대 최저’
“경기침체로 퇴직 후 갈곳 잃은 40대…가족 경제도 악화”

2024.8.21/뉴스1
2024.8.21/뉴스1
작년 3분기 40대 신규 채용 일자리가 97만 5000개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40대 신규 일자리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에도 분기별 ‘100만 개 선’은 지켰으나, 건설·제조업 불황 장기화 등 경기가 둔화하면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00만 선이 붕괴했다.

40대는 각 가구의 살림을 떠받치는 ‘경제 허리’로 불리는 만큼, 이들의 신규 일자리 감소가 가족 경제 전반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40대 신규 채용 임금근로 일자리는 전년 동기 대비 8만 3000개(7.8%) 줄어든 97만 5000개로, 지난 2018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신규 채용 일자리는 이·퇴직이 발생했거나 일자리가 새로 생겨 신규로 채용된 근로자가 점유한 일자리를 뜻한다.

40대 신규 일자리는 코로나19 시기인 2020~2022년에도 매 분기 100만 개 이상을 유지했다. 그러다 2023년 4분기 106만 1000개에서 작년 1분기 100만 5000개로 떨어진 후 작년 2분기 100만 3000개를 기록하는 등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전체 40대 임금근로 일자리에서 신규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7%로 역대 가장 낮았다.

40대 신규 일자리 감소는 인구 감소세를 고려하더라도 뚜렷하다. 작년 8월 40대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2.5%(19만 6000명) 감소했는데, 3분기 신규 일자리는 7.8% 줄었기 때문이다.

“명퇴 후에도 갈 곳 없다”…가족 부양하는 40대에 유독 엄한 고용 한파

뉴스1 ⓒ News1 DB
뉴스1 ⓒ News1 DB
신규 일자리 감소는 6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3분기 20대 이하 신규 일자리는 146만 5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12만 4000개(7.8%) 줄었다. 30대 신규 일자리는 106만 개로 전년 대비 5만 5000개(4.9%), 50대도 121만 5000개로 3만 7000개(3.2%) 줄었으나, 4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 신규 일자리는 아직 100만 선을 유지하고 있다.

40대 인구(797만 8000명)가 50대에 이어 가장 많고, 10~30대 일자리 감소는 인구 감소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40대 신규 일자리(전년 동기 대비 -7.8%)가 경기 침체 영향을 유독 많이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40~50대의 신규 채용 일자리는 경력직이 많은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기업들도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들을 경력으로 뽑는 경우가 줄었다”며 “40대가 주로 종사하는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가 특히 나쁘다는 점도 신규 일자리 감소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의 경우 40대 신규 일자리가 16만 5000개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건설업과 도소매업도 각각 19만 2000개, 11만 7000개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나 마찬가지인 40대는 가족 구성원 전체를 부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40대 신규 일자리 감소는 가족 경제 악화와 다름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교수는 “자녀 교육비 등 가족을 부양해야 할 40대가 명예퇴직이나 구조조정으로 기존 일자리를 잃은 후에도 새로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며 “경제 전반은 물론 국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세종=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