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이 본 ‘기괴한’ 그 광고…환경오염 경각심 고취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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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맛집’으로 유명한 시몬스 작품
강렬한 비주얼로 경각심 일깨워줘

ⓒ뉴시스
볼수록 여운이 남고 독특하다. 다른 광고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의도된 불편함은 자연스레 ‘이건 뭐지?’라는 궁금증으로 이어진다. 그러다 본인도 모르게 머릿속에 각인된다.

아이슬란드에서 온 하이엔드 비건 매트리스 N32의 브랜드 캠페인 ‘슬립 세이프티’(SLEEP SAFETY) 이야기다.

캠페인의 높은 인기는 조회수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공개 두 달 여가 흐른 21일 기준 유튜브 1분 캠페인 영상(742만회)과 15초 TVC 영상(1236만회) 누적 조회수는 2000만회에 달한다. 실제 TV로 브랜드를 접한 시청자까지 더할 경우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N32 광고를 접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번 캠페인은 ESG 경영과 친환경 가치소비가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른 요즘, 소비자의 소비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에 주목하며 ‘안전한 제품만이 세상에 유통돼야 한다’는 바람을 담았다.

그간 침대가구 업계에서 좀처럼 다루지 않았던 환경오염 문제를 강렬한 비주얼과 직관적인 메시지로 솔직하게 지적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

영상 속 더미 인형은 비 오는 날 산처럼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 위에 누워있다. 라돈·토론 등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매트리스 위에서 쉬고 있는 듯한 우리의 모습을 은유적이면서도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눈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디스토피아적 현실에 절망해 흘리는 눈물을 연상케 한다.

더미의 다소 기이한 음성과 음산한 분위기의 음악 및 화면 연출은 일부 시청자들에게 ‘무섭다’, ‘기괴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다양한 반응과 달리 이번 광고는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성공작으로 분류된다. 대부분의 광고가 밝고 경쾌한 화면과 음악으로 시청자들에게 제품을 알리는 데 집중하지만, N32는 환경오염 실태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충격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단숨에 고객들의 뇌리에 브랜드를 인지시켰기 때문이다.

캠페인 전까지 생소한 신생 비건 브랜드였던 N32는 이 캠페인 하나로 화제성 극대화에 성공, 주요 침대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나레이션과 자막을 접한 뒤에는 내포된 메시지를 파악했다는 이들도 늘었다.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시켜 준 영상이라는 호평도 흘러나온다.

N32는 국내 침대업계 1위 시몬스가 선보인 하이엔드 비건 매트리스다. ‘기업은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한다’는 경영철학 아래 지속돼 온 시몬스의 왕성한 ESG 활동이 N32라는 ESG 전문 브랜드 탄생으로 확장됐다. 브랜드 문화, 비주얼, 콘셉트 등 전반적인 전개 방식에서는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며 시몬스와는 독립적인 ‘멀티 브랜드’를 표방한다.

침대업계에서 시몬스는 당찬 광고로 이미 유명하다. 특히 2022년 진행한 ‘멍 때리기(Hitting Mung)’를 주제로 한 브랜드 캠페인 영상 ‘Oddly Satisfying Video: 오들리 새티스파잉 비디오(OSV)’는 당시 멘탈 헬스가 중요해진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민들에게 힐링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며 누적 조회수 2000만회를 돌파했다. 경기불황과 국정혼란 속 피로도가 높아진 최근에는 역주행 바람을 타고 한 달 만에 조회수 300만회를 추가했다.
시몬스 TV 광고들은 단순한 제품 홍보 광고가 아닌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전달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수년 간 지속해온 ‘침대 없는 침대광고’는 반드시 제품을 보여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보란듯이 깨뜨렸다.

2019년 시몬스 영문 브랜드명(SIMMONS)을 빈티지한 타이포그래피로 보여준 광고는 침대가 단 한 컷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란 브랜드 핵심 메시지를 절제된 영상미로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시몬스는 그동안 감각적이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통한 광고를 선보이며 주목 받아왔다”면서 “N32 광고는 그간 불편하기만 했던 환경문제를 수면 위로 꺼내 직설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활용했다. 이 또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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