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집값 상승률, 서울 평균의 3~6배
잠실 ‘엘리트’ 국민평형 호가 30억원대로
“잠삼대청 인근 단지들도 키맞추기 양상”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서울시가 강남권 핵심 지역인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에 강남권 집값이 본격적으로 상승 기류를 타게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모습. 2025.02.20. [서울=뉴시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뒤 이른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값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국민평형의 경우 호가가 30억대를 넘긴 경우도 나타났다.
24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부동산원 2월 셋째 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0.06% 상승으로 하락세인 전국(-0.03%)과 대비됐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강남권 단지가 상승을 주도한 양상이다. 송파구 아파트 가격은 0.36%, 강남구는 0.27%, 서초구 0.18%로 서울 전체 상승률(0.06%)을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6배 웃돌았다.
해제 발표 전후로 아파트 가격 오름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 이틀 뒤인 지난 14일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9층)가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해제 전인 8일 동일 면적대(27억원) 거래 대비 5000만원 오른 것이다.
지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른바 ‘국평’, 전용 84㎡ 호가를 30억원대까지 올려 부르는 집주인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 등을 통해 보면 리센츠의 경우 국평 기준 28~32억원으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잠실엘스도 28~30억원, 트리지움은 28억원 안팎에서 호가가 제시되는 모습이다. 리센츠는 최근 84㎡ 매물이 31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가격 상승세에 경매 매물까지 거둬들이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잠실엘스 전용 120㎡ 감정가 34억7600만원 매물의 경우 채권자 측에서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발표한 12일 경매를 취하했다.
이 물건은 지난해 12월16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1차 경매에서 유찰돼 최저가인 27억8080만원(80%)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2차 경매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이 단지 동일 매물의 경우 지난해 8월 37억9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은 뒤 지난 8일 34억5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호가가 오르자 채권자 측에서 경매에 부치는 것보다 매물로 돌리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매매가격도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전후 격차가 나타난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강남3구 평균 거래가격은 24억5139만원으로 해제 전인 1~11일 평균 22억6969만원과 비교해 8% 올랐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규제 해제로 실거주 수요에 더해 투자 수요까지 가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당분간 상승 기대감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지역 전체로 확산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잠삼대청 지역과 비슷한 입지에 위치한 단지들은 해당 지역의 가격 상승에 따라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 부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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