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환보유고가 4100억 달러(약 591조1790억 원)를 밑돌며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 “4100억 달러 밑으로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마지노선이 무너진 것이다.
6일 한은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4092억1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18억 달러 감소했다. 이는 2020년 5월(4073억1100만 달러)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2월 기자설명회에서 “외환보유액이 41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불과 두 달여 만에 외환보유고의 1차 마지노선을 하회하게 된 것이다.
한은은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교환) 규모 확대 등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원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자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규모를 확대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위해 미국 달러를 필요로 하는데, 시장이 아닌 한은과 달러를 직접 스와프하면 그만큼 외환 시장에서 달러 수요를 줄일 수 있다. 대신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게 되지만, 만기시 국민연금이 달러를 다시 한은에 반납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한편 올 1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4110억 달러)는 세계 9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3조2090억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1조2406억 달러), 스위스(9173억 달러), 인도(6306억 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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