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금리 인상 시사 영향
獨-佛 등 유럽 국채 금리도 올라
일본의 대표적인 시장 지표금리인 국채 10년물 금리가 약 16년 만에 처음으로 연 1.5%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국방비 인상 및 관세 부과 압박으로 주요국 채권 금리가 상승한 데다 일본은행(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본 채권시장에서 신규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65%포인트 오른 연 1.5%를 기록했다. 장 중 한때 연 1.51%까지 오르며 2009년 6월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그만큼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채권시장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비 인상 압박 여파로 채권 매도세가 가속화되면서 각국의 채권 금리가 올랐다. 미국이 유럽에 국방비를 늘리라고 압박하자 독일은 국방비 증액을 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0.35% 밑으로 재정적자를 억제하는 재정 준칙을 완화할 방침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5일 독일 장기금리가 상승했고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국채 금리도 일제히 오르면서 일본에서도 금리가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일본은행 부총재가 전날 “경제와 물가가 예측대로 움직이면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해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해 갈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금리 인상 전망이 강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채권 금리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몇 주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중단, 관세 관련 뉴스 등 지정학적 변동성이 금융 시장에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연 1.09% 수준이었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올 1월 연 0.5%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채권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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