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 업계는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클래식하고 익숙한 품종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와이너리들은 라벨을 크림색으로 도배하고 글씨체는 유럽풍으로 꾸미며 고급스러워 보이게 하는 데 집중했다.
그즈음 유명한 와인 메이커인 데이브 피니는 나파밸리에서 그의 첫 와인인 ‘더 프리즈너’를 출시했다.
당시 유행하던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피노누아’ 단일 품종이 아닌 나파밸리에는 전혀 없던 스타일의 ‘진판델’ ‘쁘띠 시라’ 등을 섞은 레드 블렌드 와인이었다.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얻으면서 가파르게 성장해 2000년부터 2009년 사이 판매량이 2만 % 증가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더 프리즈너의 라벨은 19세기 스페인 미술의 대표 화가인 프란시스코 고야의 ‘전쟁의 재앙’이라는 시리즈 작품으로 1808년 스페인 독립 전쟁 당시의 참혹함과 불평등함을 고발하고 있다.
데이브 피니는 어린 시절 집에 있던 이 그림의 동판화 사본을 보고 영감을 받아 그의 와인 라벨로 사용하게 됐다. 고야의 그림은 편견과 낡은 방식에 굴하지 않는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더 프리즈너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오늘날에도 더 프리즈너 레드 블렌드 와인은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최고의 맛을 위한 블렌딩을 지향하고 있다. 여러 품종을 섞는 블렌딩에서 일관성을 추구하기 어렵지만 더 프리즈너 와인컴파니의 와인 메이커들은 완벽을 위한 노력으로 일관성에 도달하고 있다.
더 프리즈너 와인은 나파밸리의 포도 열매를 모두 손으로 수확하며 프랑스와 미국의 오크통에서 숙성해 만든다. 더 프리즈너 와인은 매년 ‘와인 스펙터이터’와 같은 와인 전문 기관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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